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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지펀드 매니저 열전 나는 고수다>“리스크 관리, 그리고 컨셉이 명확한 운용”
“목표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리스크 관리가 먼저다. 컨셉을 확실히 세우고 위험을 기준 이하로 가져가겠다는 것이 원칙이다.”

이준용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금융공학부문 대표는 홍콩, 영국, 미국, 브라질 등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법인을 모두 거친 유일한 인물이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수익이 어떻게 나는지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것이었다. 글로벌 헤지펀드에서 문제가 됐던 것이 운용을 하다가 수익이 예상보다 부진한 경우 매니저들이 처음 제안과는 다른 전략을 무리하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운이 좋아 한번은 수익이 좋게 나올 수 있지만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사고의 원인이 된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수익의 원천을 중요하게 봤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미래에셋맵스 헤지펀드는 제안서를 벗어난 운용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대안투자를 전문으로 했기에 헤지펀드 도입을 앞두고 미래에셋맵스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더 컸다.

이번에 내놓은 상품은 주식 퀀트 롱숏펀드인 ‘미래에셋맵스 스마트Q오퍼튜니티 전문사모펀드 1호’와 채권차익거래를 주전략으로 내세운 ‘미래에셋맵스 스마트Q토탈리턴 전문사모펀드 1호’다. 스마트Q오퍼튜니티는 국내와 아시아 주식을 대상으로 하며, 채권은 일단 국내물을 활용할 계획이다.

미래에셋맵스 헤지펀드팀은 내부 인력으로 꾸려졌다. 책임운용역은 스마트Q토탈리턴은 박기웅 이사가, 스마트Q오퍼튜니티는 홍성범 과장이다. 이 대표는 이들을 총괄한다. 헤지펀드 도입과 함께 시장에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 중 하나가 인력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헤지펀드라고 해서 기존과 전혀 다른 새로운 영역이 아니다. 특히 미래에셋맵스의 경우 기존에도 비슷한 개념의 상품 운용을 해왔다. 예를 들어 골드만삭스에서 잘 한다고 하는 인력이 있다고 해도 골드만삭스 시스템 상에서 잘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우수 인력이라고 해도 우리의 운용 노하우와 철학과는 안 맞을 수 있다. 운용 원칙이 녹아 들어있는 인력이 새로운 전략을 익히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봤다.”

헤지펀드 경험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이 대표가 브라질 법인에 있던 당시 헤지전략의 멀티마켓펀드를 내놨으며, 이 때 리스크 관리 시스템 등 헤지펀드의 백오피스 업무를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성과 역시 목표 수익률 이상을 달성했다.

이번에 내놓은 2개 헤지펀드의 운용보수는 0.3~0.5%, 성과보수는 이익금의 10%로 잡았다. 글로벌 헤지펀드가 평균 운용보수 2%, 성과보수 20%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 대표는 “한국형 헤지펀드는 미국 등과 달리 안정적인 절대수익 펀드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가고 있다. 기대 수익이 20~30%가 아닌 상황에서 성과보수를 해외 사례만 참고해 이익금의 20%로 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허들레이트(Hurdle Rateㆍ목표수익률)은 5%다. 성과보수는 허들 레이트를 초과하는 수익부터 적용된다.

헤지펀드에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 고액자산가들의 자금도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ELS 시장을 보면 헤지펀드 역시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헤지펀드보다 손실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헤지펀드라는 상품 자체가 접근이나 이해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리스크는 줄이고 수익은 시장 금리 이상이라는

성과가 확인되면 헤지펀드 시장으로 자금이 몰릴 수도 있다.”

23일이면 한국형 헤지펀드의 운용이 시작된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헤지펀드 도입 자체보다 토종 플레이어들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시장이 열리면서 일본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헤지펀드 투자 규모는 급증했지만 대부분 싱가포르나 홍콩에서 운용하고 있다. 힘들게 차린 밥상을 눈 앞에서 놓쳐버린 경우다.

이 대표는 “앞으로 국내 헤지펀드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상대는 국내 운용사들이 아니라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위치한 플레이어들이다. 세금이나 규제 등에서는 홍콩이나 싱가포르가 확실히 유리한 상황이다. 한국 역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변동성 전략의 헤지펀드를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대상자산은 아시아 시장의 지수나 개별 종목 등으로 기존 대비 확대할 방침이다. 또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아시아 시장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도 고려중이다.

<안상미 기자 @hugahn>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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