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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높으면 나쁜 은행?’…금리 공시 부작용에 은행들 고민
“대출 금리가 높다는 것은 어려운 중소기업들까지 대출해준다는 뜻인데...”

금융당국의 지도에 따라 전국은행연합회가 지난 10월부터 시행중인 ‘중소기업대출 금리 비교공시’ 제도가 금리인하를 유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 반면 불필요한 오해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자율이 높은 은행들에게 일방적으로 ‘과도한 이자를 물리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진다는 것. 일부 은행들은 “금리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우량 중소기업에만 대출하는 것이 아니라 신용이 낮은 중소기업에도 자금을 지원한고 있다는 의미”라며 ‘선의’를 오히려 ‘불의’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볼멘소리다. 때문에 은행연합회 등은 시스템 개선을 통한 해법을 찾고 있지만 뚜렷한 방안이 없어 고민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11월에 은행들이 신규 취급하거나 만기 연장된 중소기업대출의 금리중 가장 높은 은행과 낮은 은행간의 차이는 1.19% 포인트로 비교 공시 첫 시행대상이던 7~9월 1.64% 포인트에 비해 크게 내려갔다. 또 이달 공시에 반영되지 않은 농협을 제외한 16개 은행의 평균 중기 대출금리는 이 기간 연 6.60%로 7~9월 연 6.62% 보다 소폭 하락했다. 비교공시를 통해 중소기업의 거래은행 선택권을 강화하고, 은행간 자율경쟁을 통한 금리인하를 꾀한다는 당초 취지에 어느 정도 부합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은 이 제도 시행에 따른 ‘오해’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비교공시 결과 연 7%에 육박하는 금리를 받는 것으로 드러난 지방은행과 다른 시중은행 보다 비교적 금리가 높은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에게 너무 이자를 높이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은행들의 금리가 높은 이유는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이나 지방 소재 기업에 대출 해주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들이 대출을 거부하는 기업도 지원하고 있다는 얘기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중기 대출금리를 숫자로만 비교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등급별로 구분해 비교공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거래 기업들이 다양하고, 각 은행마다 기준이 천차만별이어서 비교공시가 현실적으로 어려운데다 은행들도 공개를 꺼리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9~11월 기준으로 가장 낮은 중기대출 금리를 받는 은행은 SC제일은행으로 평균 중기대출 금리가 연 6.04%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은행은 7.23%의 전북은행이었다. 시중은행의 경우 국민은행이 9~11월 연 6.31%로 8~10월 6.57%, 7~9월 6.77%에 비해 가장 눈에 띄게 금리가 낮아졌다. 신한은행은 연 6.33%로 이전과 거의 비슷했으며 우리은행도 연 6.55%로 지난달과 동일했다. 하나은행은 9~11월에 연 6.63%로, 7~9월 6.17%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하남현 기자 @airinsa>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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