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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부, 통화동맹의 역사와 시사점 보고서
최근 유럽(EU) 정상들이 모여 유로존 각국의 재정적자를 일정 비율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신재정협약’을 체결했지만 유로존의 재정위기 공포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시장은 신재정협약이 유로존 체제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재정통합의 실행력‘을 담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유로존 중심국인 독일이 ‘유로본드’ 발행을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게 시장 불만의 핵심이다.

대표적인 경제 비관론자인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예언처럼 유로존 역시 과거에 실패한 통화동맹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일까.

15일 기획재정부는 ‘통화동맹의 역사와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과거 통화동맹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비교하며 ▷정치적 의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통합 ▷경제적 차이에 대한 고려 등 세가지를 통화동맹 유지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와 프랑스 프랑에 연계된 통화를 사용하던 벨기에, 이탈리아, 스위스 등 4개국이 금ㆍ은 본위제 유지를 목적으로 1865년에 창설한 ‘라틴 통화동맹’이 대표적인 실패사례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각국은 전쟁비용 조달을 위해 화폐 발행을 급격히 늘리면서 통화동맹의 유지가 어려워지자 벨기에의 탈퇴 선언으로 1927년 해체됐다.

금과 은의 함량 차이로 환투기가 극성을 부렸고, 각국의 경제력 차이 때문에 통화가치의 등가성을 유지되기 어려웠던 것도 라틴 통화동맹 붕괴의 원인이었다.

스웨덴, 덴마크가 설립한 금본위제 통화기구로 1873년 출범한 후 2년 뒤 노르웨이가 추가로 참여한 ‘스칸디나비아 통화동맹’ 역시 1차 대전 발발 후 정치적ㆍ경제적 관계가 깨지면서 해체됐다. 지금도 이들 세 국가는 동일한 통화를 쓰고 있으나 고정 화폐로서의 가치는 상실했다.

과거 실패사례를 볼 때 통화동맹의 약점은 불황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유로 통화동맹은 최강의 경제력을 보유한 독일 위주로 통화정책이 운영되면서 낮은 정책금리로 인한 주변국의 경제부양 효과를 볼 수 있었지만, 2008년 이후 글로벌 경제불황이 덮치면서 거품이 붕괴되고 과열 경제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심각한 약점을 노출했다.

또 역내 환율이 고정돼 있다 보니 그리스 등 주변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독일과 같은 핵심국의 경상수지 흑자로 발생한 무역불균형을 해소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역사적으로 통화동맹이 성공한 사례는 미국연방과 독일, 이탈리아 정도다. 이들 나라의 국가통화동맹은 중앙은행과 재정정책 기능을 동시에 보유해 외부 충격이 있을 때 재정을 통한 부의 재분배로 내부분열을 막을 수 있었다.

유로 통화동맹의 재정통합은 유로본드의 발행 합의에서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핵심국인 독일이 반대하는 한 그 길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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