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 가천의대 정신과 교수는 22일 “자살 사망자의 90%가량이 사망 1년 전 1차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며 한 달 이내 의사를 찾은 이용자 비중은 76%에 달한다”고 밝혔다.
자살자가 정신과를 찾는 이유는 ‘우울증’ 때문이다.
우울증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질환으로 환자의 67%가 자살을 시도했으며 조현병(정신분열증)은 최근 퇴원했거나 과거 자살 시도력이 있는 경우 위험성이 증가했다.
이 교수는 “우울증이 자살 원인 1위이지만 치료 비율은 턱없이 낮다”며 이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울증 치료율이 낮은 것은 정신질환이라는 낙인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1차 의료 단계에서 자살의 위험징후를 파악하고 경청해 환자의 감정표현을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일차의료기관 의료인들이 자살 예방 교육을 받으면 자살률을 연간 22%에서 많게는 73%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며 “자살의 여러 원인 중 우울증과 알코올및 약물의 사용이 가장 큰 위험인자”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자살한 사람과 자살을 시도한 사람 중 80~90%는 진단 가능한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자가 사후세계를 동경하는 등의 언어표현을 자주 하거나 중요한 소유물을 남에게 주는 등의 행동을 보이면 인근 정신과로 진료를 의뢰하거나 지역자살예방센터로 안내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주변에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자살까지 가지 못하도록 도움을 줘야한다고 말한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에게 자살에 대한 경고와 삶에 대한 격려를 해야한다고 전한다.
특히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던 사람이 갑자기 평온해보이는 것도 위험신호로 판단해야 한다.
환자가 자살을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을 먹었을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서서히 좋아지지 갑자기 좋아지는 법이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우울증 환자에게 마음이 약해서 그런다느니,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았다느니, 살다보면 누구나 그런거라는 충고는 하면 안된다고 강조한다.
우울증은 꾸준한 치료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해와 격려, 지지를 통해 회복하는 병이기 때문이다.
김지윤 기자/hello99@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