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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갈아 암 투병·간병…웬수 같아도 부부밖에 없더라”
강창희 소장이 말하는 가족·노후 그리고 ‘마누라’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아온 강 소장도 인생에서 두어 번 크게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현대투신운용 사장 시절 부당 내부거래로 검찰 조사를 받을 때와 본인과 부인이 모두 암에 걸렸을 때, 그리고 손녀 교육문제로 딸과 대립했던 일 등이다.

검찰 조사는 무죄로 끝났고, 이 때문에 더욱 투자자교육에 매진하는 계기가 됐으니 전화위복이었다. 그 다음은 암투병인데 가족의 소중함, 특히 배우자의 소중함을 깨닫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한다.

강 소장의 암투병은 비교적 가볍게 끝났지만 부인은 암이 직장에서 폐로 전이돼 고생을 했다. 강 소장이 간병하면서 가진 생각은 자식이나 간병인도 소용없고 오직 부부밖에 없다는 것이다.

“웬수 같은 마누라, 웬수 같은 남편이라도 함께 오래 살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혼자서도 외롭지 않게 살아가는 방법을 준비해야 합니다.”

가장 최근 문제는 앞의 두 문제보다 얼핏 심각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의 인생 이모작 은퇴철학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꽤 비중이 크다. 바로 자녀 교육문제다. 물론 그의 자녀들은 모두 장성했지만, 이젠 손녀 교육이 문제다.

먼저 영어유치원에 애들을 보낸 엄마들의 자랑에 딸이 마음이 흔들려 따라하려다 그에게 딱 걸렸다. 아버지 강창희는 왜 자식교육에 소신이 없느냐며, 소신이 있어야 용기가 생긴다며 딸을 말렸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지만 강 소장은 예외다. 이겼다.

몇 년 후 이번엔 딸이 손녀를 값비싼 사립초등학교에 입학시키려 하자 강 소장은 또 이를 말렸다. 이번엔 편지를 썼는데, 주제는 ‘남편에게 자유를 주라’다. 사례도 들었다. “증권사 근무시절 월급 세배 네배 뛰어서 외국계 간 후배들을 보니, 월급을 많아지자 씀씀이도 커졌다. 나이 들어 다시 월급 적은 국내 회사로 옮겨야 하는데 생활 수준은 이미 높아졌는데 저축은 안돼 있다 보니 고민이 많더라”는 등의 내용이다. 남편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미리미리 대비하란 뜻이다.

결국 딸은 “아빠 때문에 답답하다”며 반대했지만, 결국엔 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2연승째다. 원동력은 고집이 아니라 인생 선배의 진심이었다.

“1960년대 노부모 부양 기간은 평균 5년이었죠. 하지만 평균 수명이 늘면서 노부모 부양 기간은 20~30년으로 늘었습니다. 이젠 노인이 노인을 부양하는 시대가 된 겁니다. 따라서 무조건 자녀 교육에 돈을 들이지 말고 본인의 노후 대비도 하면서 올바른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홍길용ㆍ신수정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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