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줄이는 저염식이가 심장질환 및 뇌졸중 등의 위험을 낮춰주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정설이다. 그런데 저염식이가 혈압을 낮추는 동시에 콜레스테롤 수치 소량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콜레스테롤은 심장질환을 높이는 주 요인 중 하나여서 저염식이의 두 얼굴 논란도 점쳐진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병원의 닐 그래듀얼 박사팀은 기존 연구 167건을 분석해 저염식이가 혈압, 콜레스테롤, 레닌이나 알도스테론 같은 염분 흡수ㆍ배출에 관여하는 호르몬 등에 끼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레닌과 알도스테론은 체내 염분 수치가 지나치게 낮을 경우 신장에서 염분과 물을 재흡수해 혈압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저염식이가 혈압을 낮추지만 콜레스테롤 수치는 소량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 ‘고혈압 저널’(American Journal of Hypertension)에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상혈압인 사람이 저염식이를 할 경우 혈압이 1% 줄고 고혈압인 사람의 경우는 3.5%로 더 큰 폭으로 줄었다.

그러나 이 같은 건강에 이로운 변화는 다른 변수로 상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염식이를 한 사람들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2.5%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성지방인 트리글리세리드 수치는 7%가량으로 치솟았다. 콜레스테롤이나 트리글리세리드 수치가 높아지면 심장질환의 위험이 높아지며, 특히 트리글리세리드는 당뇨 위험도 함께 높인다.

그래듀얼 박사는 “저염식이가 혈압을 감소시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을 낮추는 것은 알고 있지만 다른 위험인자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면서 “이 두 가지 상반된 효과가 정상 혈압인 사람들에서 저염식이로 인한 해로운 효과가 없도록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저염식이가 심장건강에 좋지만은 않다는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소금을 제한하는 것이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이는 데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이미 발표된 바 있다. 그래듀얼 박사는 “저염식이가 건강에 좋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연구가 단 기간의 신체변화만을 관찰했으며 해로운 콜레스테롤인 LDL 수치가 빠져 있는 등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의 페니 크리스-어서튼 교수는 “우리는 이미 소금을 너무 많이 섭취하고 있다”면서 “현대의 미국적 식단에서 소금을 줄이는 것은 나쁠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