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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란 눈 줄게 갈색 눈 다오” 美의료시술 논란
“우리의 눈동자 색은 보이는 것 이상의 정보를 담고 있다.” 미국에서 때아닌 ‘눈동자 색’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의 한 의료기기 업체가 갈색 눈동자를 파란색 눈동자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 기술은 3년 내에 미국에서 사용화되기 어려울 전망이지만 개발 자체 만으로도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눈동자 색이 ‘V자형’ 머리선이나 귓볼 모양처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개인 고유의 특성이라는 것이다. 이를 과학자들은 ‘유전정보’, 감성주의자들은 ‘인격의 창’이란 다른 말로 부를 뿐 이 시술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같다. 파란색 눈동자로 바꾸는 시술이 윤리적, 문화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눈동자 색은 홍채의 멜라민 색소가 많고 적음에 따라 달라다. 신비로운 파란색 눈동자는 홍채에 멜라민 색소가 적은 것으로 갈색이나 검은색 등에 비해 열성 유전자여서 발생 비율이 낮다. 더욱이 미국이 점점 다 인종 사회가 되면서 파란색 눈을 가진 미국인의 비율은 1900년에 50%에서 2006년 16%로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그럼에도 눈동자 색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과학적인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진한 색 눈동자를 가진 아동들이 옅은 색 눈동자를 가진 아동보다 성격적으로 좀 더 담대하며, 옅은 색 눈동자를 가진 사람은 알코올 중독의 위험이 더 높다거나 눈동자 색에 성적 취향에 대한 유전정보가 담겨 있다는 연구결과는 이 같은 관심사에서 비롯됐다.

특히 미국에서 파란색 눈동자는 전통적으로 금발과 함께 미인의 선결조건으로 꼽힐 정도로 선호돼 왔다. 눈동자 색을 파랗게 바꿔주는 이 시술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미 스트로마 의료회사는 20초 동안 홍채에 레이저를 쏴 멜라민 색소를 제거하는 식으로 갈색 눈동자를 파란색으로 바꾼다.



스트로마 사의 그레그 호머 대표는 “갈색 눈동자는 파란색 눈동자만큼 아름답다”면서도 선택권이 있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시술은 가족 고유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눈동자 색을 바꿔 가족의 결합을 해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또 ‘금발에 파란 눈’으로 대표되는 낡은 미적 기준을 고수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의 제프 존스 박사는 “피부색이 어둡든 검은색 눈을 갖고 있든 아름답다는 것이 지난 20년 간 변화한 미의 개념”이라면서 이번 시술은 이러한 미적 트렌드를 벗어나 퇴보하는 것이라고 밝했다. 타임은 “오직 진한 색 눈동자를 파란색으로 바꿔주는 선택만 있는 이번 시술에 대해 많은 사람이 반감을 가질 것”이라고 논평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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