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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탓은 않고…한나라당은 MB탓만, 민주당은 집문서 다툼만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기성정치권에 쇄신요구가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정착 여야는 자신들의 변화는 제쳐두고 남탓만 하고 있다. 여당은 청와대만 겨냥하고, 민주당은 ’집문서‘다툼에 휩싸이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각종 선거패배 때마다 당 지도부를 교체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과거처럼 박근혜 전 대표 전면등장론이 간혹 나올 뿐 지도부 교체 목소리는 쏙 들어갔다.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쇄신요구가 주도권 싸움으로 비쳐질 가능성에다 기존 판이 흔들리는 데 대한 부담감, 지도부 대안부재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면서 공허한 목소리만 들릴 뿐이다.

그러면서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1일 “쇄신보다 중요한 건 정부다. 국민은 정부가 어떻게 하는지 평가하고 반발한다”며 청와대와 정부를 재차 공격했다. 정 의원은 특히 “개인적으로 인사문제가 제일 잘못됐다”고 했다. 이어 “각 부처 인사를 장관이 못하고 청와대가 한다. 그나마 대통령이 하는 게 아니라 실무자들이 하고 있다. 산하기관, 보이지 않는 단체까지 한다”면서 “장관은 허깨비나 마찬가지다. 권한이 없으니 책임도 없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과거 ‘선거는 당이 치른다’며 청와대의 개입에 반발했다. 이번 10ㆍ26 재보궐선거는 당이 주도적으로 선거를 치렀는데도 청와대만 공격하는 형국이다.

정태근 의원은 “당이 선거를 치르는 당사자”라면서도 “국민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은 정부와 청와대”라고 말했다. 두 의원은 친이계 이탈파다.

이처럼 지도부 교체론이 쏙 들어가면서 당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조용하다. 자신도 쇄신의 대상이 될지 모르는 상황인 탓에 홍준표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내놓을 쇄신안만 바라보고 있다.

민주당은 당내 ‘통합파’와 ‘쇄신파’로 갈려 쇄신에 진전이 없다. 중심에는 ‘포스트 손학규 체제’에서의 주도권 다툼이 자리잡고 있다.

또 야권통합 주도권을 놓고 ‘혁신과 통합’으로 대표되는 시민사회 진영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주도 통합론’을 들고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백원우 민주당 의원은 “통합은 작은 정치세력 포함해 서로 합의하는 게 중요하지 누가 주도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민주당의 맏형 역할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당과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쇄신을 논할 겨를도 없다.

한 정치 컨설턴트는 “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준비하려면 당 체제를 정비해야 하는데 야권통합과 FTA에 묻혀 있다”고 말했다. 쇄신이 통합과 FTA에 가려진 셈이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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