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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보고 환율조작국이라 비판하던 일본, 결국…
한국과 중국을 ‘환율 조작국’이라고 비판하던 일본이 외환시장 개입의 늪에 빠졌다.

일본 재무성은 31일 오전 해외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달러당 75.32엔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로 치솟자 엔화를 풀어 달러를 사들이는 전격적인 시장개입을 단행했다.

올 3월과 8월에 이어 벌써 3번째다. 재무성은 지난 8월 4일 엔화가 달러당 77엔대였을 때 4조5000억엔을 투입해 시장에 개입했다.

동일본대지진 직후인 지난 3월 18∼19일에도 재무성은 엔화가 달러당 76엔대로 급등하자 2조5000억엔을 풀어 엔고 저지에 나섰다. 당시 개입은 선진 7개국(G7)과 공조 형태였지만 일본 재무성이 주도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 달러당 75엔대를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엔화가 달러당 75엔대를 위협하면 여지없이 개입을 되풀이하고 있다.

현재의 엔고 흐름은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이 강해서가 아니라 엔화가 달러와 유로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이라는 이유로 매수가 몰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엔고가 멈추지 않을 경우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로 생산 기반이 무너지고 해외 공장 이전으로 급속한 산업공동화가 전개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와 전자, 철강 등 한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일본이 자유무역협정(FTA)에 뒤진 상태에서 엔고가 계속될 경우 국제 경쟁력을 잃어버릴 것이라며 정부에 외환시장 개입을 호소해왔다.

엔고를 견디지 못한 기업들은 동남아시아로 점차 생산 거점을 옮기고 있다.

하지만 재무성의 시장개입이 효과를 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잠시 엔고를 억제하는 효과는 있었지만 추세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지난 3월 개입 당시 엔화는 일시적으로 달러당 85엔대까지 내려갔지만 곧바로 80엔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재미를 보지못했고, 8월 개입때도 효과는 잠시 뿐이었다.

일본이 인위적 시장 개입을 되풀이할 경우 국제 금융시장에서 ‘환율 조작국’으로 인식돼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재무상 시절 한국과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강도높게 비판했었다.

그는 작년 10월 한국이 외환시장에 수시로 개입함으로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의장국으로서의 역할을 의심받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재무상이 공식석상에서 특정국을 거명해 환율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인데다 자국 외환시장에는 개입하면서 한국을 문제삼는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는 발언 철회를 요구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또 당시 일본 산케이신문은 “개입은 달러화에 대해 행해지고 있으나 이것에 연동되어 ‘엔고 원저’도 진행되고 있다”며 “해외시장에서 엔고로 고전하는 일본 메이커 대신에 삼성전자 등 한국 메이커가 약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삼성전자 등 구체적 기업명을 들어 한국을 비난하기도 했다.

작년 9월 일본이 외환시장에 개입한 이후 빈도가 잦아졌지만 엔화강세가 꺾이지않자 일본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나 미국의 경기침체가 언제 종료될지 불투명하다는 점도 엔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개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달러당 70엔대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아즈미 준(安住淳) 재무상은 이날 시장 개입을 단행한뒤 “(최근의 환율은) 유감스럽게도 일본의 실질 경제를 반영하지않고 있다”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납득할때까지 개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헤럴드생생뉴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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