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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판:투데이>3000억 달러를 주무르는 사나이 최종구 ‘입을 열다’
역시 그다웠다. 한국의 외환 보유액 3000억달러를 주무르는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이 출렁거리는 외환시장을 상대로 입을 열었다. 국내외 외환시장 플레이어들에게 “직접 붙어보자”고 나선 모양새다.
그는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들을 조목조목 짚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우리나라에서 유독 자금이 많이 빠져나가는 ‘타깃’이 됐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 금융시장이 얼어붙고 거의 예외 없이 자금 또한 유출되고 있다. 그는 또 2008년 당시엔 국내 외은지점이 외화의 주요 유출 경로였지만, 선물환 포지션 제도 등 외환 건전성 조치로 외은지점의 단기 외채 규모가 2008년 9월 말 939억달러에서 올 6월 말 641억달러로 확 줄었다는 점도 거론했다. 말은 안 했지만 환율이 올라갈 줄만 알고 덤비다간 큰 코 다칠 수도 있다는 의미도 충분하다.
시장은 하락으로 반응했다. 물론 강력한 구두 개입 때문만은 아니다. 전일 미국과 유럽의 증시가 상승함에 따라 국내 시장의 분위기도 냉정함을 되찾은 데 따른 결과다.
사실 지난 9월 초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미 정부는 외환시장에 상당한 실탄을 쏟아부었다. 환율이 급등한 지난 23일에만 원/달러 환율 1200원 선을 지켜내기 위해 쏟아부은 돈만 수십억달러는 될 것으로 외환시장은 예상한다. 당시의 외환시장의 분위기를 놓고 일부 외신에서는 “ ‘검은 금요일(블랙 프라이데이)’에 한국 정부가 피 튀기는 싸움을 벌였다”고 기사화하기도 했다.
그는 피 튀기는 전장에 비유된 환율전쟁의 한가운데 서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재정부의 ‘최ㆍ신ㆍ최ㆍ강(당시 직책으로 최종국 국제금융국장, 신제윤 국제업무관리관, 최중경 차관, 강만수 장관) 라인’으로 뛴 지 근 3년 만이다. 당시 ‘환율주권론자’ ‘환율매파’로 분류됐던 그는 2009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금융위원회로 자리를 옮긴 뒤 지난 4월 재정부로 복귀했다.
위기는 스타를 낳는다. 불을 잘 끄는 소방수는 부각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환율은 언제나 꺼지지 않는 불이다. 다시 보고, 또 다시 봐야 한다. 잘못되면 모든 것을 뒤집어써야 한다는 위험도 함께 도사린다. 글로벌 재정위기라는 풍랑 앞에서 환율 컨트롤타워를 지휘하는 그에게 소방수와 실패자의 두 길이 열려 있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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