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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권 ‘달러차입 딜레마’
당장 사자니 조달코스트에

은행 수익률 떨어지고

방관하자니 유동성 불안

글로벌 시장 예의주시

차입시기 저울질 분주




해외기채 비용(외화차입 금리)이 치솟으면서 금융회사들이 수인의 딜레마에 빠졌다.

서로 달러 사재기에 나서면 조달코스트는 더 오를게 뻔한 줄 알지만 늦으면 더 비싸게 달러를 조달해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원자재 수입기업들마져 달러 사재기에 나설 경우 추가적인 코스트 상승까지 생기게 된다. 조달 코스트는 수익률과 직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7일 “지금 당장, 외화를 차입할 경우 대외신인도는 좋아질 수 있지만 조달비용이 높아져 은행 전체 수익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은행은 지난 주 5년 만기 달러화 표시채권 발행 계획을 접어야했다. 발행금리가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350bp(3.5% 포인트)로, 지난 6월 대비 50bp 가량 올라간 때문이었다. 시장에 실망을 안겨줬던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조치가 나온 직후 인 까닭에 좀 더 기다려보기로 했지만 시장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했다. 이번 주에 같은 조건의 채권을 발행하려면 금리를 20bp나 더 올려줘야할 판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를 선제적으로 확보하자는 심리가 일반기업으로까지 번질 경우 가수요가 붙어 외화조달 금리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차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고 보니 일부에선 경쟁은행의 외자조달 계획 정보를 취합하는 등 눈치보기에 한창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외화부채가 100억 달러 이상인 만큼 연말까지 10억 달러 가량 차입을 늘린다해도 전체 비용구조로 놓고 볼 때 손익에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며 “다만 죄수의 딜레마 처럼 먼저 선수를 쳐 달러를 조달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고민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출입은행,정책금융공사, 산업은행 등 공금융기관들은 외화차입선을 일본, 홍콩, 싱가폴, 호주, 캐나다 등지로 바꾸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정책금융공사는 최근 일본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틈을 타 300억엔(미화 약 3억9000만 달러) 규모의 엔화표시채권(사무라이본드)을 발행했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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