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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짚고 헤엄치기’ 대박수익…대학에 무슨일이?
'쉬운 수능'에 소나기 지원...수도권 33개大 지원자 103만명

올해 주요대학의 수시모집 경쟁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 유례없는 ‘수시 전쟁’이 예고된 가운데 대학들은 전형료 대박을 터뜨렸다. 전형 유형을 대폭 늘리고 중복지원을 허용하면서 ‘원서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대학들에게 전형료를 인하하라는 여론을 쇠귀에 경읽기다.

지난 16일 원서를 마감한 수도권 33개 대학 지원자는 103만 7836명에 달해 평균 경쟁률이 33.28대 1(지난해 26.55대 1)을 기록했다. 연세대ㆍ고려대ㆍ서강대ㆍ성균관대ㆍ한양대 등 서울 11개주요 대학 지원자수는 62만1647명으로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27.94대 1을 뛰어넘는 32.86대 1에 달했다. 중복 지원자수가 포함됐지만, 11개학 수시모집에 올 수능 전체 지원자 69만3634명 대부분이 몰릴 만큼 엄청난 과열양상이 벌어졌다.

이처럼 무더기 수시지원에 따라 대학들은 전형료 수입으로 짭짤한 재미를 볼 전망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2012학년도 전체 전형료가 올해보다 1000억원 정도 늘어난 3200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교과부에 따르면 전국 181개 4년제 대학이 작년 한해 벌어들인 전형료 수입만 2295억원에 달했다. 2010학년도 기준 중앙대는 62억원의 전형료 수입을 챙겼고, 고려대 61억원, 성균관대 60억원, 한양대 58억원 등 주요대학들은 수십억원의 전형료 수입을 올렸다.

한 학원 관계자는 “지원자가 많이 늘어난 대학들은 작년대비 2만명 정도 늘었는데 1인당 전형료를 7만원만 쳐도 14억원”이라며 “중소기업의 1년 수익을 한 번에 버는 셈 아니냐”고 비판했다.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을 이용해 수험생만 봉이 되는 현실에 대해 임해규 의원(한나라당)은 ”전형료를 받지 않을 수는 없다고 해도 전형료를 받아 홍보비 전기료 등 대학의 쌈짓돈으로 쓰는 것은 비정상“이라며 ”영국처럼 학생 1인당 전형료가 최대 18파운드(약 3만3000원)을 넘지 않도록 행정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원서장사에 혈안이 되고 있는 동안 재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논란도 강하게 제기됐다. 성균관대는 논술형인 일반학생전형 사회과학계열에 159명을 모집하는데 1만7778명이 지원하자 “경쟁률이 유례없는 112대 1로 폭주하면서 논술고사장 공간문제로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대학은 고사장을 마련하기 위해 중앙도서관 및 학술정보도서관의 재학생 이용을 막는가 하면 시험당일 전면적인 휴강까지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처럼 과열된 ‘수시 전쟁’과 관련, 입시 전문가들은 한두문제만 실수해도 등급이 바뀔 수 있는 ‘쉬운 수능’, 미등록 충원 기간 설정 등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자기 성적에서 합격이 가능한 4∼5개 대학에 지원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수시모집에 대한 과도한 기대심리로 7∼8개 대학에 중복 지원했다는 분석이다.

비상에듀 이치우 연구실장은 “정시에서 중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는 수험생들은 실수할까 불안해 하고 있고, 중하위권 학생들은 수능이 쉬워지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출 가능성이 커졌다고 기대해 상위권에 상향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쟁률 과열현상을 분석했다.

수시 미등록 인원에 대한 추가모집 때문에 수시 합격의 문이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묻지마’식 지원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있다. 최고경쟁률은 단국대(천안) 생활음악과 보컬부문으로 3명 모집에 1536명이 지원해 무려 512대 1, 한양대(에리카) 실용음악과(5명 모집) 484.8대1, 중앙대 의학부(10명 모집) 424.3대 1 등이었다.

이 연구실장은 “쉬워진 수능에서 최저학력 기준을 채울 수 있다는 기대감에중위권 학생들이 상향 지원했지만 실제 수능에서 성적이 나오지 않아 응시를 못 하는 학생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상윤 기자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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