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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먹고 싶은 것? 박테리아가 원하는 것?”
인간의 장에 지배적으로 서식하는 박테리아는 크게 3종류이며 이에 따라 쉽게 살이 찌는 등의 체질도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지난 4월 독일에서 발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로 섭취하는 식이에 따라 장 내 서식하는 지배적 박테리아 종류가 결정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즉, “오늘 내가 먹는 것이 나를 구성한다”는 명제를 입증하는 결과가 되는 셈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대의 개리 우 교수팀은 98명을 대상으로 두 번에 걸쳐 식습관과 박테리아 간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를 최근 사이언스 지 온라인 판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고지방 저식이섬유 식이를 주로 하는 사람들의 장에는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 군이 지배적으로 많았다. 반면 저지방 고식이섬유 음식을 주로 섭취하는 사람들의 장에선 프레보텔라(Prevotella) 군이 지배적으로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식이를 바꾸면 장 속 박테리아의 구성비율이 바뀌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단기 실험을 실시했다. 저 지방 식이를 계속하면 박테로이데스 비율이 줄고 프레보텔라 비율이 높아질 수 있는지를 알아본 것. 연구팀이 10명을 격리시켜 열흘 동안 식이를 제한하고 결과를 관찰한 결과, 지배적인 박테리아 종류가 바뀌지는 않았으나 식이를 바꾼 후 24시간 내 장 속 박테리아 구성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우 박사는 이번 실험이 열흘 간 진행된 것임을 지적하면서 “장기적으로 식이를 바꿀 경우 장 속 지배적 박테리아 종류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배적인 박테리아 종류에 따라 사람의 입맛까지 좌우되는 지 등에 대해서는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에 대해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박테리아가 사람 입맛을 좌우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먹거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연구결과”라고 전했다.

최근 학계에선 인체 내 박테리아를 비롯한 미생물의 중요성을 밝혀주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체내 미생물은 소화와 대사를 돕고 면역에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비만과 당뇨, 더 나아가 숙주의 행동과 성격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와 주목된다. 가장 최근에는 박테리아 종류에 따라 인간 체질이 분류된다는 결과가 발표돼 앞으로 질병 치료에 박테리아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 활용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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