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불명 중에도 잠시 깨어나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어 주던 친구인데…마지막으로 눈을 반짝 떠서 알아보고는 또 의식이 없어지더니…오늘 새벽 1시까지 걱정돼 잠을 못 잤는데…”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 대행은 14일 새벽 작고한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의 라이벌이자 둘도 없는 친구였다. 둘은 중학교 문교부 장관기 대회 때 처음 만나 고등학교 시절 함께 시합을 하면서 라이벌로서 친분을 쌓았다. 이후 두 사람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서 함께 뛰는 등 30여 년 간 절친한 벗으로 지내왔다.

이 감독대행은 임종 전날에도 일산의 최 감독의 병원을 찾아가 친구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가슴 속 깊은 곳에 담고 왔다. 그는 “추석 날 친구가 그리워서 전화했더니 부인이 받아 위독하다고 하기에 놀라서 가족들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결국 이틀만에 비보를 듣게됐다”고 말했다.

이 감독대행은 “마지막으로 병실을 찾았을 때 동원이 어머니께서 아들이 다 이루지 못한 것을 내가 친구로서 이뤄줬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동원이가 그라운드에 있던 일들을 그리워하셨나 보다”며 가슴 아파했다.

이 감독대행이 기억하는 최 감독의 모습은 어땠을까?

“처음 봤을 때부터 공을 정말 잘 던져서 굉장히 인상이 깊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전국에서 제일 잘했습니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는 혼자 다 던지다시피 했습니다. 1984년 롯데 자이언츠 시절에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서 혼자 4승을 올리고서 몸에 무리가 와 프로 생활을 오래하지 못했지만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동원이를 따라갈 만한 투수가 없었죠.”

이 감독대행은 거듭되는 한 숨 속에 “동원이가 자존심이 세서 아픈 것을 알리는 걸 싫어했다”며 “제일 친한 친구가 젊은 나이에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결국 이 감독대행은 “평소 통화하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지 마라, 꾸준히 운동하고 건강 조심하라며 나를 잘 챙겨줬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고인의 친동생인 최석원 씨는 “비록 대화는 할 수 없었지만 이만수 감독대행이 손을 잡자 잠시 눈을 뜨고 눈빛을 교환하는 등 강한 의지와 정신력을 보였다”고 눈물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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