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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린 신나는 곡 녹음해도 결국 슬프게 끝나…”

  • 기사입력 2011-08-2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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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죽어버릴까’ 가사 방송 부적격 판정

죽을것 같은 사랑 왜 몰라주는지…

주식 돈 떼인 얘기 ‘강남 사짜’

연예인에 이런 일 비일비재

카메라 돌아가면 그땐 개그맨…

배고팠던 옛날로 돌아가기는 싫어

“음악에서 소주 냄새 많이 줄었어요.”(개리)

“야, 뭘 줄어. 아직 냄새 많이 나지.”(길)

앞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나온 두 남자가 티격태격한다.

“어쨌든 물질적 배고픔에 대한 가사는 이제 나 더 못 쓴다고 주위에 공언했어요.”(개리)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슬픈 가사를 쏟아내며 진지하게 표정 구기던 힙합 듀오. 언젠가부터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기 시작했다. 거기서 자꾸 웃기더니 TV 밖에 막창집도 개업했다. 장사 잘되고 ‘무한도전’ ‘런닝맨’에 나와 삼척동자도 알아본다. 두 남자는 요즘 먹고살 걱정 없다. 돈도 잘 벌고 유명해진 거다.

25일 나온 새 앨범(7집 ‘아수라 발발타’)은 변함없이 음악적 자존심이 대단하다. 멜로디와 랩은 여전히 자주 신파조다. 가사는 종종 홍상수 영화 같다. 어쨌든 발표되자마자 수록곡 13곡이 주요 음원 사이트 1~13위를 휩쓸었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앉았다. 한 마디를 물어보면 열 마디 이상을 막힘 없이 쏟아낸다. 힙합적이다. 예능적이다.

-예능 프로그램 자꾸 나오니 뮤지션이란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거기서 뭘 배웠나.

▶개리=(유)재석 형한테 많이 배웠다. 대기실에서 너무 힘들어하다가도 촬영 딱 들어가면 나보다 더 씩씩하다. 리더십과 책임감을 진짜 많이 배웠다. 예능 투입되고 두 달 정도는 혼자 예능 공부한 적도 있다. TV 보면서 수첩에 적어가며. ‘이땐 이런 식으로 치는구나.’(웃음)

▶길=음악을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됐다. 어설프게 타협하지 않고. 저작권료, 심의 같은 거 신경 안 쓰고 더 우리 하고 싶은 대로 만들게 됐다.

-선공개한 3번 트랙, 가사가 야하다. 타이틀 곡 ‘나란 놈은 답은 너다’는 ‘나 죽어버릴까’ 하는 가사 때문에 방송 부적격 판정도 받았다. 요즘 심의 시스템에 대해 말이 많다.

▶개리=정말 말도 안 된다. 그 사람들(심의하는 사람들), 오락가락한다. 사람이 사랑하고 이별하는 과정에 ‘침대 위’도 있다. 청중은 자기가 경험한 걸 뮤지션이 음악으로 가감 없이 풀어줄 때 더 열광한다. 우리나라 노래는 너무 갇힌 이별만 반복해왔다.

▶길=그(심의하는)분들은 사랑할 때 ‘나 너 없으면 죽을 것 같아’란 얘기도 안 하고, 어쨌든 그렇게 안 사나 보다.

-하림, 10센치, 백지영, 강산에, 국카스텐 등 다양한 뮤지션을 앨범에 끌어들였다.

▶길=(백)지영 누나는 슬픈 발라드 넘버원이잖나. 걱정하시더니 녹음 20분 만에 끝내고 놀다갔다. 진정한 프로다. 록밴드 국카스텐 같은 경우는, 그 친구들이 하는 거에 반해서 넣게 됐다. 우린 그런 거 못하잖나. 그럼 데려와야지.

-K팝 열풍이 거세다. 외국인들이 리쌍 음악에 반하는 날도 올 것 같은데, 해외 활동계획은 혹시…?

▶길=몇 년 전에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를 들은 일본 측 음반사에서 일본 톱 여가수를 피처링으로 붙여주겠다는 제안이 왔었다. 안 했다. 우리 음악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들어서 좋은 음악이다. 가사를 잘 이해해야 한다.

▶개리=외국엔 그들의 이야기와 문화가 있는데 우리가 나가서 해봐야…. 아닌 것 같다.

-10번 곡 ‘강남 사짜’는 주식 얘기를 다룬 게 재밌다. 작전 쳐서 한바탕 돈 떼먹고 달아난 친구 얘기.

▶개리=주식 해봤나? 이런 일 너무 많다. 연예인에겐 더 많다. 나도 친구 말 듣고 좀 넣었는데 한 달 만에 고꾸라졌다. 지금은 주식 아예 안 한다. 안정적으로 고기 판다.

-개리의 랩은 문학적이란 느낌이다. 영향받은 책이라도?

▶개리=책 잘 안 본다. 다만 류시화 씨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으며 배고플 때 버텼다. 이외수 선생님이 TV 다큐 나와서 글쓰기에 대해 한 말씀을 듣고 가사 쓰는 법을 많이 배웠다. 만나뵙고 싶은데 트위터 팔로어만 조용히 한다.

-길의 두툼하고 걸쭉하며 비장미 넘치는 보컬은 유니크하다. 노하우가 있는지.

▶길=스튜디오 작업 때 보컬을 여러 채널로 나눠 덧입히는 작업을 세밀하게 한다. 개리는 싫어하지만.(웃음) 그 이전에 태생이 슬퍼 보이는 목소리라고 하더라. 우린 신 나는 노래가 없다. 완전 신 나는 곡 녹음해도 결국은 슬프게 끝난다.

-앨범 활동, 예능 출연 외에 다른 계획은?

▶개리=11월 4일에 단독 콘서트를 한다. 그것 때문에 머리 굴리는 중이다.

▶길=6900명 들어가는 홀인데 좌석 수를 3600석으로 확 줄였다. 스탠딩석 대신 플로어에 의자를 깔기로 했다. 일어나서 ‘손 머리 위로’ 하는 전형적인 힙합 콘서트보다 감상하는 콘서트로 만들고 싶다. 제목도 ‘리쌍 극장’이다.

-그런데, 예능은 계속할 건가?

▶개리=열심히 사는 청년들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예능이면 예능, 음악이면 음악. ‘쟤네 진짜 열심히 사는구나’, 이런 거. 동시대를 사는 청소년들에게 ‘같이 파이팅해보자’고 하고 싶다.

▶길=카메라 돌아가면 우린 바보가 된다. 그땐 개그맨이다. 집에 돌아오면 피아노 앞에 앉아 곡을 만든다. 그때 우린 뮤지션이다. 너무 배고팠던 옛날로 돌아가기 싫다. 악착같이 살고 있다.

임희윤 기자/ im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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