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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화된 부정출발규정...스타도, 기록도 사라진다
총성 한방에 60억인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던 세기의 빅매치가 연기처럼 스러졌다.

28일 열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최고의 관심종목 남자 100m 결승에서 세계기록 보유자이자,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인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플라잉(부정출발)을 범해 뛰어보지도 못하고 실격됐다. 플라잉이 잦으면 자연 경기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단 한번의 실수로도 실격을 시켜버리는, 강화된 규정이 볼트의 발을 묶어버렸다.

물론 어떤 선수에게도 공정하게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볼트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러나 0.01초에 메달 색깔이 바뀌고, 0.01초를 단축하기 위해 수년간 피땀을 흘려 훈련해온 선수들에게 너무 잔인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플라잉규정은 당초 한 선수가 2차례 적발되면 실격됐으나, 이후 첫번째 플라잉은 전체 경고하고 두번째 플라잉을 범한 선수부터 탈락하는 것으로 강화됐다가 지난해부터는 누구를 막론하고 적발되면 바로 실격하는 것으로 더욱 엄격해졌다.

100m나 200m 등 단거리 종목은 스타트에서 대부분 기록과 순위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중요하다. 선수들 역시 0.01초라도 먼저 튀어나가기위해 극도의 긴장감속에 총성을 기다린다. 오죽하면 다른 선수들과 격이 다른 기록을 보유한 볼트마저 스타트에 대한 중압감을 이기지못하고 먼저 튀어나갔을까.

출발 피스톨은 해당 운영요원의 성향에 따라 ‘차렷’ 구령이후 때로는 빨리, 때로는 조금 늦게 총을 쏜다.

예측출발을 막는다는 측면에서는 계시원의 슈팅타임이 다른 것이 긍정적일 수 있지만, 선수들이 긴장속에 경직되면서 좋은 기록이 나오기 어렵다. 스타들이 플라잉으로 탈락하는 것도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다.

게다가 플라잉 규정이 엄격해진 원인 중 하나가, 중계권을 가진 TV방송사가 중계가 늘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IAAF(국제육상연맹)에 요청한 것이 받아들여진 것이라니 더욱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고의 경기가 아니라, 최고의 중계를 위해 스타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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