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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칼럼> 기후변화, 방재대책 다시 짜라
물·눈폭탄에 슈퍼태풍

1~2년새 이상기후 극심

건축등 각종 안전기준 강화

지나친 개발 정책 재고도





하루 200∼300㎜ 호우, 초속 30∼40m 강풍, 시간당 25㎝ 강설량….

최근 1, 2년 새 우리가 겪은 이상기후의 실상이다. 수십 년, 백여 년 만에 경신된 기록들이기도 하다. 기존의 명사로는 그 위력을 표현하는 데 적절치 않아서인지 ‘물폭탄’ ‘눈폭탄’ ‘슈퍼태풍’ 등의 이름까지 얻었다. 

이 수치를 구체화하면, 주거환경이 좋기로 손꼽혀온 서울 우면산 자락 일부 지역이 집중폭우에 따른 산사태로 매몰됐으며, 대한민국 비즈니스 중심이라는 강남역 일대가 한때 물바다로 변하기도 했다. 또 개당 65t의 육중한 방파제 구조물이 파도에 떠내려가고, 수도 한복판 세종로 네거리가 침수되거나 순간폭설로 교통이 마비됐던 것이다.

게다가 갈수록 길어지는 이상한파와 열대야 일수, 사상 최대치의 황사농도 등도 견디기 힘든 상황으로 우리 삶을 내몰고 있다. 좋든 싫든 기후변화는 이제 우리의 일상 너무도 깊숙이 들어와버렸다. 지구온난화와 이에 따른 기후변화는 앞으로도 우리가 예상하기 어려운 ‘이변시리즈’를 심심찮게 보여줄 것이다.

이는 수십만, 수백만 년의 지질시대에 비하면 간빙기의 극히 짧은 기간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인지도 모른다. 혹자들 말대로 그 장구한 시간에 비춰보면 수십 년, 관측 이래 백여 년 만에 몇 번 일어나는 일로 호들갑을 떤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 가지 통계를 보자. 기상청이 1971년부터 2010년까지 전국 60개 관측지점에서 시간당 강수량 30㎜ 이상인 날을 집계해보니 40년 만에 11.7회에서 22회로 2배나 늘어났다.

짧은 시간에 일어난 이 같은 추세적 변화는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한반도는 살기 좋은 사계절의 온대기후를 이미 벗어났다는 과격한 분석도 나온다. 어쨌든 지구온난화에 그에 따른 후폭풍은 앞으로도 길고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은 대체적으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일치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일은 명백해졌다.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기상이변 및 자연재해 예방과 극복이 그것이다. 각종 건축, 구조물 등에 관한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방재 관련 사회인프라를 보강하는 일은 이제 예산타령과 우선순위를 떠난 일이 됐다.

일례로, 하수관 처리량을 시간당 강우 70㎜ 이상이 아니라 100㎜ 이상에도 견딜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등은 시간을 다투는 사안이다.

그런데 체계적 방재대책은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한다. 공동체의 안전을 위한 행위이지만 엄청난 비용ㆍ시간을 요하는 토목사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생업에 피해를 입거나 이익의 훼손으로 인해 갈등의 소지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경우는 이미 4대강 사업 등에서 본 적이 있다.

이와 함께 지나친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난개발, 산림 훼손, 인공구조물, 미관 가꾸기 등도 환경재앙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각급 지자체장 선거공약으로 가장 많이 등장한 내용이 지역 개발정책이다.

그 결과 동네 체육시설, 산책로, 공원 등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역 난개발 행위가 환경재앙을 유발하며 주민의 생명과 보금자리를 앗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목격했다.

따라서 난개발 차단과 함께 환경훼손 최소화 및 훼손된 지역의 산림복구는 국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1차적 조치가 될 것이다.

<조문술 산업부 차장>
/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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