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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교란 주범’ 헤지펀드 더 이상 막을 방법이 없다?
최근 증시 변동성을 키운 주범으로 헤지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공매도(Short)를 통해 대표주들의 주가를 떨어뜨리고, 유럽 국채를 매도해 글로벌 불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헤지펀드의 공격을 막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7월 외국인 국내투자동향을 보면 헤지펀드의 본산으로 알려진 케이만아일랜드만 2584억원을 순매도 했다. 올 들어 연간순매도 규모만도 1조4331억원에 달해, 영국(4조6130억원)에 이어 2위다. 지난 해에도 6084억원을 팔아치워 영국(-3조1223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영국 역시 헤지펀드의 주활동무대라는 점에서 상당부분 헤지펀드 자금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같은 케이만아일랜드의 보유금액은 순매도와 거꾸로 움직인다. 2010년 6084억원을 순매도했음에도 2010년말 보유금액은 9조2406억원으로 1조3822억원 되려 늘어난다. 2010년 코스피 상승률22%를 웃도는 증가액이다. 2011년 들어서도 1조4331억원의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보유금액은 전년말대비 3934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보유주식을 내다판게 아니라 빌린 주식을 내다파는 공매도를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공매도란 빌린 주식을 팔아 먼저 현금을 챙기고, 매도가보다 더 낮아진 주가에 주식을 싸게 사서 빌린 주식을 되갚아 매도가와 매수가의 차이만큼 차액을 챙기는 헤지펀드의 대표적 전략이다.

지난 2일 급락장에서 공매도 금액상위종목와 대차찬고 상위 종목 중 지난 주까지 주가흐름이 좋던 삼성전기와 현대ㆍ기아차 등이 상위에 포함 된 점이 눈에 띈다. 많이 오른 만큼 공매도 매력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종목은 모두 2일 시장대비 낙폭이 더 컸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운용사 대표는 “자문형랩 등 국내 기관이 어떤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지 뻔히 다 알려진 터에, 미국발 불안감까지 겹치니 그 동안 많이 오른 종목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건 당연하다. 국내 자금이 이를 충분히 받아주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주가급락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본지 7월27일자 19면 ‘외국인 공매도 공격…내 자문형랩 괜찮나’ 참조>

국내에서 유럽자금의 이탈을 부추기는 유럽재정위기에도 헤지펀드의 ‘활약’이 의심되고 있다. 지난 달 중순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공매도가 이뤄진 직후 당시 다음 공격지로 스페인이 공공연하게 거래됐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인지, 미국의 경기우려가 커진 시점인 금주 초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 및 신용부도스왑(CDS)가 급등했다. 이탈리아의 긴축안이 통과된 이후 유럽 국채만기 관련 이슈는 잦아든 상황이다. 결국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급등했다는 자체가 악재가 된 셈이다. 헤지펀드로서는 국채 공매도후 재매수를 통한 수익전략도 가능하지만, 독일 국채와의 금리차(spread)가 사상 최대폭으로 벌어진 것을 이용한 차익거래 기회 역시 가능하게 된 셈이다.<본지 7월14일자 19면 ‘유럽위기 조기수습 불가 판단 공격베팅’, 7월20일자 19면 ‘변동성 이용 헤지펀드 기승’ 참조>

한편 베롤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도 3일(현지시간) 하원 연설에서 “채권시장의 혼란은 투기세력과 약화된 국제신인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헤지펀드를 주범으로 지목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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