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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정치마 “걱정말아요. 나는 음악의 바다를 항해중이니까.”
상큼하다. 어딘지 모르게 우울함도 감돌지만, 대체로 발랄한 서정성이 전체를 지배한다. 솔직하고 당찬 가삿말.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멜로디다. “이국적이라고 들으셨다면, 그게 맞겠죠. 브릿팝 느낌이 난다고도 하고, 산울림이나 김수철이 생각난다는 분도 있어요. 들으시는 분들 마음이죠.(웃음).”

얼마 전 2집 앨범을 낸 1인 밴드 검정치마(조휴일ㆍ29)와 오랫만에 만났다. 2009년 1집 활동을 접고 미국으로 떠난뒤, 1년 반만이었다. 지난해 인터뷰에서 “언제 돌아올지 모르겠다”며 여운을 남기고 떠났던 그가 일종의 ‘자기 치유(Self-therapy)’를 겸한 새 앨범을 들고 나타났다.

앨범 타이틀(Don’t You Worry Baby:I’m Only Swimming)도 의미심장하다. “제가 힘들 때, 사람들한테 ‘걱정하지 말라’고 안부 메시지를 전한거죠. 나는 그냥 수영하고 있을 뿐이라고. 수영은 목적지에 다다르기 위한 과정이잖아요. 이 앨범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는 ‘항해’라는 표현을 불러왔다. 배를 타고 떠나는 항해처럼, 음악도 물 흐르듯 저어나가겠다는 다짐의 반영이다. 그는 “음반은 1집 활동 때 홍대에서 경험하고 만난 사람들을 기록한 항해 일지”라고 표현했다.

그의 음악에 ‘서구적인 한국 인디팝’이라는 형용 모순적인 수사가 붙는 것에 대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서구적이면서도 한국적인 것은 음악적 정체성뿐 아니라, 저 개인이 가진 정체성의 반영이기도 하죠. 전 교포 1.5세대니까. 한국에 있으면서도 완전히 한국인이 아니고 미국에서도 완벽한 미국인은 아니에요. 경계에 서 있다는 자각이 제 중심을 차지하고 있으니 음악도 그렇겠죠.”

가사도 영어와 한국말이 섞여있다. 머릿속에 연상되는 단어가 한국어와 영어가 교차할 땐 그 때 생각나는 단어로 썼다. 하고 싶은 말을 가사로 풀었다는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그는 “1집에서 가사가 멜로디를 위한 도구였다면, 2집에선 음악이 가사를 실어나르기 위한 도구였다”고 말했다. 경쾌한 포크인 타이틀곡 ‘러브 샤인’을 필두로 ‘인터내셔널 러브’, ‘이별노래’, ‘무임승차’ 등 솔직한 심정을 술회한 가사가 귀에 확 꽂힌다. 

1집 앨범에선 여러 곡에 ‘19금’ 딱지가 붙었지만, 이번 앨범은 무난히 통과됐다. 하지만 1집 때의 기억(?) 때문에 다소 표현을 순화시켰다는 그는 이렇게 반문했다. “제 음악이 어딜 봐서 야한가요? 20, 30대의 평범한 이야기죠.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표현입니다. TV드라마는 얼마나 야하고 자극적인가요.”

끝으로 그는 “그동안 미국 교포 출신이 본의 아니게 부각된 것에 대해 불편했다. 이제 ‘미국 출신’이라는 딱지를 떼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검정치마는 단시간에 이루려고 하지 않을거예요. 이제부터 시작이죠. 표면적인 인기를 쫓기보다 검정치마만의 레거시(유산)를 갖고 싶어요. 빠른 시일 내에 3집을 낼 겁니다.”

<조민선 기자@bonjod08>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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