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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폴트 위험 감수 ‘통큰 합의’…일단 ‘큰 불’만 껐다
채권 교환·차환·환매…

민간 채권단 첫 참여


유럽 전제 위기 전이 차단

EFSF 역할 대폭 확대


전문가 “근본해결책 아니다”

문제 뒤로 미뤄 놓은 격 비난


유로존 정상들이 21일(현지시간) 그리스 2차 지원 프로그램에 합의하면서 시장에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전체적인 평은 생각보다 공격적인 대책이 빨리 나왔다는 반응이다. 전 세계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등 시장도 긍정적인 평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지원책이 당장의 급한 불을 껐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민간채권단 손실분담, 디폴트 위험도 무릅쓰다=유로존 정상들은 이번 긴급 정상회의에서 그간 핵심 걸림돌이 돼온 민간 채권단 동참을 이끌어냈다. 정상회담 합의문 초안은 그리스 구제금융과 관련한 민간의 참여 방식을 확정 짓지 않았으나 “우리는 채권 교환(bond exchange)이나 차환(rollover), 환매(buyback) 등 여러 선택 가능한 방안을 통한 민간 투자자들의 자발적인 지원을 환영할 것”이라는 식으로 그리스 국채에 투자한 민간의 고통분담을 명시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민간채권단의 지원 참여는 손실을 의미하는 것인 만큼 어떤 형태가 되든 결국 ‘부분적 디폴트’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는 그리스의 ‘선택적 디폴트’를 사실상 허용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헤르만 반롬푀이 EU 상임의장은 “그리스 상황은 예외적”이라며 민간채권단 손실분담 참여는 그리스를 처음이자 마지막 사례로 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역할 확대, 재정 위기 전이 차단한다=유로존 정상들은 재정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EFSF의 역할을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EFSF는 오는 2013년 유로안정화기구(ESM)로 대체될 예정으로, 정상들은 우선 EFSF가 제공하는 구제금융의 만기를 현재의 7년반에서 최소 15년에서 최대 30년으로 늘리고 금리도 4.5%에서 3.5%로 낮추기로 했다. 이로써 그리스는 물론 이미 EFSF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은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도 혜택을 받게 된다.

정상들은 또 EFSF가 재정 위기에 처한 국가의 국채를 유통시장에서 사들일 수 있도록 허용하고 IMF처럼 예비 성격의 신용제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 프로그램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그리스 역시 이 같은 지원책에 환영의 뜻을 보였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그리스 채무 문제를 해결할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받았다”면서 “자금 지원뿐 아니라 그리스 국민의 짐을 덜어줬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당장의 급한 불은 껐지만 유럽 재정 위기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MF 글로벌 시큐리티스의 선물트레이더인 토드 콜빈은 “EU 정상의 이번 합의는 문제를 뒤로 미뤄놓은 격밖에 되지 않는다”며 “그리스 이후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고 스페인 이탈리아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결국 유럽 채무위기 전체에 대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제나디 골드버그 4캐스트 애널리스트도 “(그리스 채무위기는) 당장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윈 틴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 스트래티지스트 역시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다. 그리스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나라”라며 정작 필요한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희진 기자/j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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