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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희 선임기자의 컬처 프리즘>희망을 부르고 감동을 주고…그의 드라마는 해피엔딩?
‘코갓탤’ 최성봉

껌팔이·노숙 기막힌 인생사

천상의 목소리로 일약 스타덤

“카루소처럼 노래한다”

뉴욕타임스 등 극찬

학력논란은 제작진 욕심탓

파이널서 진정성 보여주길





“나는 이 클립이 가짜(hoax)인 줄 알았다. 혹은 한국 네티즌이 재미로 만들었거나, ‘코리아 갓 탤런트’ 동영상에 다른 보컬 트랙이나 가짜 자막을 삽입한 줄 알았다. 그러나 거기에는 진짜(real) 최성봉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5살 때부터 노숙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카루소(전설의 테너)처럼 노래한다.”(뉴욕타임스)

지난달 뉴욕타임스 기자가 쓰는 블로그 코너인 ‘더 식스 플로어’에는 tvN ‘코리아 갓 탤런트’에 출연한 최성봉의 기사와 동영상이 소개됐다.

스물두살 나이에 비해 작은 체구. 평범하지만 깔끔해 보이는 셔츠 차림에 금방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 나온 듯 차분하고 맑은 얼굴. 영락없는 대학생의 모습이었지만 그의 입에서는 듣고도 믿기 어려운, 기가 막힌 인생사가 흘러나왔다.

세 살에 고아원에 들어갔다가 구타를 못이겨 도망나와 나이트클럽을 전전하며 껌과 박카스를 팔았고, 공용 화장실에서 잠을 자며 10년간 노숙생활을 했다는 ‘자기소개’는 충격적이었다. 수많은 사람은 폴 포츠, 수잔 보일에 이어 한국에 데자뷔처럼 등장한 그의 어둡고 가슴 아픈 성장스토리에 눈물을 흘렸다.

그의 목소리에서 흘러나온 ‘넬라 판타지아’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순수하게 울림으로 전하는 목소리는 기교가 없어 더욱 깊은 감동을 줬다.

최성봉 동영상은 지난 한 달 내내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됐다. 미국 ABC, CBS, CNN 등에서도 한국의 폴 포츠, 한국의 수잔 보일이 탄생했다고 보도했다. 

tvN ‘코리아 갓 탤런트’에 출연한 최성봉은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학력논란 해프닝에 휘말려 곤욕을 치렀다. 오해를 풀려는 듯 지난 세미파이널에서 “학교를 빛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세계적 아이돌 스타 저스틴 비버도 트위터에 “굉장하다. 이 친구에게 행운이 있길 바란다”며 관심을 표했다.

미국의 파워블로거로 유명한 페레즈 힐튼 닷컴은 “영상을 보기 전 휴지를 준비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최성봉은 TV 한 번 출연하고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코미디같은 ‘학력 논란’ 해프닝에휘말렸다.

그는 “초등학교ㆍ중학교를 못다녔고, 학교란 곳은 검정고시로 들어간 고등학교가 처음”이라며 “노래를 혼자 배웠다”고 말했는데, ‘혼자’라는 말이 화근이 됐다. 예술학교에 입학했지만, 성악 레슨을 해줄 전문 교사가 없었다. 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생략’된 것이다.

네티즌은 그가 대전예고를 졸업했는데 무슨 말이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14일 ‘코리아 갓 탤런트’에 대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 및 관계자 징계를 결정했다.

이 같은 해프닝이 발생한 배경에는 그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이 보여준 ‘학습 효과’가 있다. 지원자의 재능보다는 드라마틱한 ‘영웅 탄생 스토리’ 발굴에 더 비중을 두는 듯한 연출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최성봉의 다소 서툰 의사소통도 원인이었지만, ‘숨은 보석’을 발견한 제작진의 과욕은 오해를 부르고 말았다. 하필 ‘코리아 갓 탤런트’의 오리지널 버전인 ‘브리티시 갓 탤런트’는 데미 무어가 눈물을 흘리며 봤다고 해 화제가 됐던 제이미 퓨의 거짓말로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그러나 최성봉의 꿈은 ‘영웅’보다는 ‘남들처럼’ 되는 것이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땐 다른 사람이 된 것같다고 했다. 갑자기 쏟아지는 관심도 “두렵다”고 했다.

오해를 풀려는 듯 최성봉은 지난 16일 세미파이널에서 1등으로 결승 진출이 확정된 후 “좋은 결과를 받아서 학교를 빛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장진 감독은 “더이상 상봉 씨가 갖고 있는 드라마가 다음 무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심사평을 내놨다. 

이경희 선임기자/ice@heraldcorp.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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