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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삼성 ‘특허전쟁’ 결론은



‘애플과 삼성, 특허 싸움 속내와 결말은?’ 

애플과 삼성전자 간의 특허 싸움이 극단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양사는 서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자사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수입 금지 요청을 한 데 이어, 심지어 애플 측이 반도체 공급선을 삼성에서 다른 업체로 바꿀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삼성을 압박하고 있다. 삼성과 애플은 한마디로 얽히고설킨 미묘한 관계다. 통신 분야에서는 최대 경쟁자인 반면 반도체 부문에서는 애플이 삼성의 최대 고객사다.

두 회사의  싸움은 애플이 지난 4월 미국 법원에 갤럭시S 등이 아이폰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전자도 강경 대응에 나서,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더욱 불붙고 있다.

싸움을 먼저 건 쪽은 애플이지만, 정작 애플이 불리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업계나 심지어 미국 현지에서조차 애플이 무모한 싸움을 걸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삼성은 미국에서도 IBM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IBM은 특허 공유(크로스 라이선스) 계약까지 체결했다. 특히 수십년간 특허를 쌓아올린 삼성전자와 노키아, 모토로라 등 통신 분야의 강자들 간에는 특허 싸움을 피한다. 통신분야는 워낙 다양한 기술이 얽혀 있어 서로 득 될 것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애플이 삼성의 특허를 피해 가기가 오히려 쉽지 않다는 얘기다.

애플이 노키아와의 특허소송에서도 백기를 들었다는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럼에도 애플은 왜 이 같은 무모한 싸움을 건 걸까. 자사를 위협하는 강력한 대응마로 부상한 삼성에 대한 견제의 성격도 있지만, 무엇보다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등 통신시장의 격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한마디로 삼성을 겨냥한 특허 싸움은 애플이 약점을 상쇄하기 위한 선제 공격의 성격이 짙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경쟁이 디자인ㆍ콘텐츠 싸움에서 다시 하드웨어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 애플 역시 아이폰4를 출시하며 빠른 속도와 얇은 두께를 전면에 내세웠다.

애플은 창조적 이미지와는 달리 정작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취약하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4세대 통신시대 기술력이 부족한 애플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애플이 파산한 캐나다 통신장비업체 노텔의 특허를 거액을 들여 사들인 것도 그 이유에서다. 

애플 취약한 기술 무마위해

견제성 선제공격 무게감

삼성과 ‘특허공유’ 노림수


감정적 싸움땐 양측 손해

삼성 기술력 자신감 느긋

애플과 맞장 주도권 확보“


물밑 협상통해 타협 가능성


업계에서는 잡스의 노림수를 결국 갑-을 관계를 십분 활용한 삼성과의 특허 공유(크로스 라이선스)로 보고 있다. 미국의 한 특허 전문가도 “특허 공유 외엔 애플이 다른 선택을 내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애플로서는 자사가 내세운 디자인 등의 특허가 삼성의 기술 특허와 맞먹는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소송을 통해 특허 방패를 만들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손해 날 게 없는 장사다.

그럼 삼성에는 어떨까. 삼성은 주요 고객사인 애플에 대해 입장 표명을 자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전혀 다급할 게 없다는 분위기다. 특허 싸움에서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애플에 납품하는 반도체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로, 애플이 대만으로 거래선을 손바닥 뒤집기식으로 쉽게 바꿀 수가 없는 상황이다. 삼성은 애플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스마트폰 등 급변하는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는 “특허 전쟁의 이면에는 서로 손해날 것이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리를 버리고, 감정적인 싸움으로 치달을 경우 양측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는 것을 서로가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극단적 특허 싸움이 추한 결별로 갈 것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국 양측 간의 물밑 협상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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