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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식수술 받으러 왔는데…웬 유전병 검사?
단백질 침착 흰점 생기는

아벨리노 각막 이상증

잘못 건드리면 실명 위험

모근·혈액 등서 DNA 추출

수술 가능여부 꼭 체크를




오랫동안 안경을 써온 대학생 김모(24) 씨는 졸업 후 취업에 대비해 인상을 부드럽게 바꾸기 위해 시력교정술을 받으려고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아벨리노 각막이상증(Avellino corneal dystrophy)’이라는 유전병 질환이 있어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고 발길을 되돌렸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검은자위(각막)에 흰 점이 생기고 각막을 조금만 건드려도 시력이 떨어지곤 한다. 또 실명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많다.

라식ㆍ라섹 수술과 같이 각막을 거둬내고 수술을 하는 시력교정술 전에는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DNA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 870명 중 1명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국내 권위자인 연세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가 최근 조사한 결과, 약 1만명 중 최소 11.5명이 이 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70명 중 1명꼴이고 국내에는 5만~6만명으로 추산된다. 희귀병이지만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시력교정술을 받게 되는 경우도 많아 그만큼 위험성이 높다.  

이 병은 ‘하이알린’이라는 단백질이 각막에 침착되면서 발생한다. 각막 중심부에 흰색 과립이 생기면서 혼탁해지고 나이가 듦에 따라 시력을 상실하기도 한다. 정식 명칭은 ‘제2형 과립형 각막이상증(Granular Corneal dystrophy type II)’이다. 

▶증세 심하지 않아 인식 못 하는 경우도 많아=이 병은 초기에는 증세가 잘 나타나지 않거나 나타나더라도 먼지와 구별되지 않는다. 육안으로 확인도 어렵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유전과도 연관이 깊다. 한 쌍의 유전자 중 양쪽 모두가 아벨리노 유전자를 보유하면 ‘동형접합자’라고 하며 이런 환자는 약 3세부터 증상이 발생해서 6~7세 사이에 실명이 오기도 한다.

한 쌍의 유전자 중 한쪽만 아벨리노 유전자를 가진 경우는 ‘이형접합자’라고 하며 이 경우는 10세 초반부터 증상이 생겨 60~70세에 급격한 시력 저하와 함께 실명이 오기도 한다. 


동형보다는 ‘이형접합자’가 더 위험성이 크다. ‘이형접합자’는 30대가 돼도 개인차로 인해 흰 점이 보이지 않고 증세를 인지하지 못한다.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진국 대표원장은 “평소에 본인이 유전 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인지하는 경우가 적고 이 같은 상태로 시력교정술을 받는다면 각막 혼탁이 급격히 진행돼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병은 아벨리노 DNA 검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구강상피세포(입안의 표면을 덮고 있는 세포), 혈액, 모근 세포에서 DNA를 추출해 검사한다. 절차가 간편하고 4시간 이내에 결과를 받을 수 있어 시력교정술 전에 사전 검사로 받는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검은자위(각막)에 흰 점이 생기고 각막을 조금만 건드려도 시력이 떨어지곤 한다. 또 실명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많다. 라식ㆍ라섹 수술과 같이 각막을 거둬내고 수술하는 시력교정술 전에는 반드시 아벨리노 DNA 검사를 받아 시술 적합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사진제공=강남밝은세상안과]

▶불치병에서 치료의 길 열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완치가 어렵다. 일단 진단을 받으면 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면서 자외선 등 외부 자극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최근에는 치료법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산화스트레스로 인해 세포가 손상되면서 나타난다.

사람이 음식을 섭취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발생하고 이 산소가 산화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몸속에 산화스트레스가 많아지면 세포의 노화와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이 이번 연구 결과다. 

세브란스병원 김응권 교수팀은 최근 연구 결과로 멜라토닌(뇌에서 밤에 집중적으로 분비되며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산화스트레스를 억제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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