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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봉 8500만원의 ‘귀족’은행 파업
외국계인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이 사측의 개인별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2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전체 직원 6500여명의 43%인 노조원 3000명 가운데 2800여명이 근무지를 이탈, 휴양지인 강원도 속초의 한 콘도에 집결했다고 한다. 노조는 성과연봉제가 구조조정 전 단계라고 주장하나 남자직원 평균연봉이 8500만원이라면 ‘귀족 노조’ 파업 인상을 떨치기 어렵다. 시간당 4320원을 받는 400만 최저임금 근로자들을 생각하기 바란다.
노조의 파업 명분부터 궁색하다. 수백만 고객이 맡긴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ㆍ운영해야 할 은행 노조가 파업으로 고객 신뢰를 저버렸다. 고객 불편은 아랑곳없이 내 이익만 챙기려는 집단 이기주의로 비쳐진다. 2003년 옛 조흥은행의 신한은행 합병 반대, 2004년 옛 한미은행의 씨티은행 합병 반대를 이유로 은행 노조가 파업에 나섰지만 지금처럼 임금 관련 파업 전례가 있었는지 아리송하다.
더구나 SC제일은행 생산성은 업계 최하위 아닌가. 신한, 하나은행이 지난해 직원 1인당 각각 1억2202만원, 1억525만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SC제일은 40% 수준인 4923만원에 그쳤다. 그런데도 임금은 최고 대우다. 국민, 신한은행의 남자직원 평균연봉이 6000만원대이지만 SC제일은 20% 이상 많다. 다른 은행보다 평균 근속연수가 3년 안팎 길다고 해도 연공서열형 호봉제를 바꾸려는 사측 의도는 일리가 있다.
노조 측의 ‘사실상의 퇴출 수순’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최고 수준 연봉자의 최저 생산성을 생각해야 한다. 소매 및 기업금융, 신용카드 업무 등에서 열세라면 영업점 및 인력 축소, 임금 삭감을 해서라도 사측과 머리를 맞대 최적의 은행 생존전략을 찾아야 옳다. 체질 개선과 고객 신뢰 회복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선결이다. 성과평가 시스템과 그에 따른 부작용 및 우려는 협상을 통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사측도 무리한 쥐어짜기 경영이 없었는지 자성하기 바란다. 그동안 고금리 직장인통장 및 신용카드 확대, 백금 거래, 인턴사원을 활용한 대출상품 판매 등 무리수가 없지 않았다. 3000억원이 넘는 자산매각도 오해를 살 만했다. 아무리 긴요한 경영효율화라도 조직 내부 합의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고용불안 해소 등 노조원을 끌어안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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