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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산불’로 연극무대에 다시 선 조민기
드라마 ‘욕망의 불꽃’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 조민기(46)가 연극 ‘산불’로 5년만에 연극무대에 선다. 6월 5일부터 2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오르는 연극 ‘산불’은 사실주의 연극의 대가 故 차범석 선생의 대표작으로, 조민기는 그의 대학시절(청주대) 은사가 쓴 작품에 배우로 출연한다.

“특별한 인연이죠. 학교 다닐때는 이렇게 큰 어른이신걸 몰랐어요. 솔직히 어려서는 노교수의 가르침이 구식으로 느껴지기도 했고. 근데 배우가 된 후 대본을 읽다보니, ‘참 친절한 작가였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대본을 보면 작가로서 명예나 필력과시용으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차 교수님의 ‘산불’ 대본은 배우들을 위하고 배려한 작품이죠.”

‘산불’은 1950년대 한국전쟁으로 여자만 남은 산골 과부 마을에 한 남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인간의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조민기는 산골 과부 마을에 홀로 내려온 남자 규복 역을 맡았다. 그는 두 여자 사이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남자, 이념의 혼돈 속에서 갈피를 못잡는 무능한 지식인을 연기한다. “사실 여성 관객들은 따가운 눈초리를 보낼만한 인물이에요. 우유부단하고 심지어 뻔뻔하게 느껴지는. 저는 규복의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이해시켜야죠. 그리고 산에서 내려온 남자니까 말라보이려 살을 빼고 있어요.(웃음)”

연극은 그가 연기를 배운 토대다. 드라마, 영화를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도, 연극계를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다.

한번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무대 위) 순간의 예술, 매번 무대에 설때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연극’이라는 매체는 그의 연기를 한껏 무르익게 만든다.

“연극은 정해진 텍스트를 반복해서 매일 연습해요. 하루 종일 연습실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고, 말이 갖는 정서를 느끼게 되죠. 마치 칡뿌리를 씹을수록 맛이 나는 것처럼, 연기를 하면서도 계속 ‘말 맛’이 나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차범석의 양아들’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생전 특별한 연을 맺었던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대표가 추진한 프로젝트다. 거기에 ‘차 선생의 팬’임을 자처하는 연극계의 노장 임영웅 연출가가 합류했다. 강부자, 조민기, 장영남 등의 배우들이 뭉쳤다. 제작비도 뮤지컬이 아닌 연극에서 쉽게 볼 수 없는 8억원을 쏟아부었다. 사실 연극 보단 뮤지컬, 무거운 극보다 가볍고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가 흥행을 주도하는 상황에 박 대표의 도전은 여러가지 의미를 지닌다.

조민기는 “무겁다기 보다, 재미있는 작품이다. 전쟁을 배경으로 하지만, 사실은 인간의 욕망을 다룬 극이라 굉장히 재미있게 느끼실 것”이라며 “특히 연극을 보고 싶어도 볼 작품이 없었던 중장년 층이 만족할 공연”이라고 덧붙였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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