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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제3부 전원일기-(9)전원생활 백배 즐기기…동네 뒷산 산책엔 뭔가 특별한 ‘맛’이 있다
전원생활의 참맛은 신선하고 깨끗한 공기와 물이다.

하지만 청정 공기를 자랑하는 산골에서도, 공기의 등급(?)이 있다.

창문을 열어놓고 실내에서 맛보는 공기와, 현관문을 열고 나가 바깥에서 호흡하는 공기와,집 뒷산에 올라가 수목이 울창한 숲속에서 들이쉬는 공기의 맛이 조금씩 다르다.

그중 최고는 첩첩산중의 산에 올라, 그것도 소나무가 울창한 숲속에서 맛보는 공기다. 이게 진짜다.

나와 가족이 살고 있는 홍천 집 뒤로 소나무 산이 연결되어 있는데, 우리 가족은 겨울에도 가급적 매일 뒷산 산책을 즐긴다. 언뜻 보면 야트막한 동산처럼 보이지만, 일단 올라서면 산은 계속 이어진다.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안타까운 것은 산 중턱 못 미쳐 동서고속도로 2단계구간(동홍천IC~내촌IC~상남IC~양양IC)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산길이 잘려진다. 자연환경 훼손이 불가피 하지만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조금 희생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고속도로가 오는 2014년에 개통되면 한참을 돌아서 올라가야 한다. 그래도 우리가족의 뒷산 산책은 계속될 것이다.

강원도 산골에서의 동네 뒷산 산행은 공기 외에도 갖가지 전원생활의 묘미를 맛보게 해준다. 인적이 드물다보니 산나물이 지천이다. 약초도 널려있다. 특히 소나무 숲이 우거진 곳은 송이버섯도 캘 수 있다. 이따금 “심봤다”는 소리도 들린다. 실제 동네 인근의 백암산(해발 1099m·홍천 내촌면과 인제 상남면 경계)에서 지난해 누군가 1억 원이 넘는 산삼을 캐 횡재를 했다고도 한다. 

우리 집 뒷산은 산삼은 아니어도 송이버섯은 많다. 지난해 가을에는 동네주민들이 산불감시 등의 활동을 벌이는 대신 송이버섯과 약초 등을 우선 채취할 수 있도록 산림청과 협약을 맺었다고 한다. 그래서 마을 입구에는 ‘외지인 무단진입 금지’라고 경고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외지인들 입장에서는 조금 야속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싹쓸이 원정꾼들이 아예 씨를 말리는 탓에 마련한 고육지책이란 설명이다. 물론 송이가 주는 농사 외 소득도 무시할 순 없다.

전원생활의 질적 차이는 바로 이런 것 아닐까. 대자연이 ‘공짜’로 주는 맛을 얼마나 제대로 느낄 수 있느냐 하는 것. 이는 또한 도시 주변의 전원생활(수도권)과 산골(지방)에서의 전원생활의 차이점이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 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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