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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한도전’ 달력 판 돈 기부했더니…기부금 빼돌린 후원단체 적발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1일 형편이 어려운 소년ㆍ소녀 가장들에게 전달하겠다며 후원금을 기부받아 1억5000여만원을 빼돌린 후원단체 관계자 6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사무총장 이모(50)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시민연합중앙회(전가연) 강모(46) 사무국장 등은 지난해 8월 M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측으로부터 출연자들이 만든 달력을 판매한 돈 3억300만원을 기부받고, 편모ㆍ편부 가정 학생 등 142명에게 150만원~400만원씩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내 장학금을 받은 학생 중 58명에게 “형편이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줘야 한다”거나 “다른 사람에게 갈 장학금이 잘못 갔다”, “서류 작업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고 속여 지급한 장학금의 절반 정도를 되돌려 받았다. 이같은 수법으로 빼돌린 7665만원은 주식투자를 하는데 사용했다. 또 4명의 학생들에게는 이 같은 방식으로 장학금 550만원을 되돌려받으려다 미수에 그쳤다. 경찰에 따르면 강 사무국장과 이사 이모(47ㆍ여)씨 등은 나중에 돈을 돌려받기 쉽게 하기 위해 지인이나 친ㆍ인척 자녀 중 편부, 편모 가정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 지급 대상자를 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모(50) 사무총장 등은 2008년부터 단체 명의 계좌로 받은 후원금 23억원 중 7725만원을 횡령해 자신이 지분을 갖고 있는 식당에 대여금 명목으로 지급하거나 자녀 혼수구입비 및 친ㆍ인척 경조사비, 교통범칙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단체 운영에 사비 2억원을 사용한 바 있어 기부금을 대여금 형태로 일시적으로 지출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현재까지 이 사무총장이 후원단체에 사비를 들인 증명 자료도 없고, 대여금을 정산한 바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단체는 매년 수억원에 이르는 후원금을 모집했지만 당국에 기부금품 모집등록을 하지 않아 후원금 사용에 대한 당국의 감사를 피할 수 있었다. 경찰은 2009년에도 4000만원의 기부금을 편취한 정황을 포착,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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