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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제2부-(24)토목공사는 천천히 계획 세워 한꺼번에
시골 땅을 산 뒤 대지가 아닌 농지나 임야라면 개발행위허가(전용허가)를 받아 토목공사에 착수하게 된다. 이 토목공사가 잘되어야 제대로 된 멋진 집을 지을 수 있다. 즉 건축하기 전 토목공사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부동산의 가치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목공사를 잘못하면 땅의 가치가 깎이는 것은 물론 토목공사비 또한 과도하게 지출된다. 비용이 증가하면 그만큼 향후 매도시 차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물론 가급적 토목공사를 할 필요가 없는 땅을 골라야 하지만, 그런 땅은 대개 주변 토지시세보다 비싸다. 그래서 대부분은 싼 맛에 토목공사가 필요한 땅을 매입하게 된다. 하지만 토목공사 방법을 모르거나 자신이 없다면 아예 건드리지 말고 내버려 뒀다가 나중에 천천히 계획을 세워 한꺼번에 공사를 진행하는 게 좋다. 섣불리 손대다 잘못되면 실패한 성형수술처럼 아니한 만 못하거나 아예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철저한 계획이 먼저다.

토목공사는 굴삭기 등 중장비와 인력을 불러야 하기 때문에 사실 건축주가 애초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든다. 주머니 사정에 따라 찔끔찔끔 공사를 하게 되면 계획을 세워 한꺼번에 하는 것 보다 결과적으로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든다. 따라서 토목공사는 건축주가 주관을 가지고 철저하게 계획하고 준비한 뒤에 한꺼번에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제대로 된 토목공사의 시발점은 개발행위 허가 단계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개발행위 허가를 대행하는 토목측량회사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이 회사가 어떤 자세로 업무에 임하느냐에 따라 토목공사의 성패가 결정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토목측량회사는 건축주가 의뢰한 농지(산지)전용허가를 대행할 때 건축주가 보유한 토지의 전체 모양과 개발대상 필지의 모양을 함께 고민한다. 전체 필지 중 의뢰받은 토지의 위치와 조건을 감안해 번거롭더라도 때에 따라서는 합필도 하고, 택지로 개발할 토목공사 대상 필지의 위치가 나쁜 경우 의뢰인에게 말해 전용면적 및 위치도 조정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토목측량회사는 그저 관행대로 단순히 지적도에 나온 지번과 전용하고자 하는 면적만 가지고 전용허가를 받고 토목설계를 한다. 인허가가 완료되면 대행 수수료를 모두 받을 수 있기에 오직 인허가에만 매달린다. 만약 이 과정에서 잘못된 상황을 확인했을 때는 비용이 더 들고 기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다시 원점에서 토목설계를 하는 편이 낫다. 때론 개정 법 등에 대한 토목측량회사의 무지로 인해 건축주가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또한 외지인인 건축주가 직장생활 등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토목측량회사에 전용허가 대행을 의뢰하면서 현지 토목업체 섭외까지 부탁하는 경우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이 때 나쁜 토목측량회사는 전용허가를 신청하면서 토목설계도면을 넣을 때 토목공사량이 많이 나오도록 설계를 하기도 한다. 건축주가 토목과 건축에 대해 모른다는 점을 악용해 과다한 토목설계로 토목업체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다.

건축주가 직접 직영방식으로 토목공사를 진행할 때는 실력있고 믿을만한 중장비 기사를 만나는 게 관건이다. 중장비 기사의 능력에 따라 계획했던 토목공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도 있고 반대로 큰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만약 건축주가 주먹구구식으로 생각나는 대로 현장에서 굴삭기 기사에게 작업을 지시하게 되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굴삭기 기사는 그저 건축주가 시키는 대로 작업한다. 설상가상 경험이 부족한 굴삭기 기사라면 작업량이 현저히 떨어진다. 결국 이틀이면 끝날 일이 사흘, 나흘이 되고 그에 따른 추가비용이 발생된다.

농지나 임야의 전용허가를 받아 건축을 하게 될 경우, 사전에 자신의 터에 대한 많은 공부를 하고 준비를 한 후에 토목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토목공사는 되도록 지적도상 직선으로 단 작업을 하는 것이 요령이다. 부지가 현재 생긴 대로 토목공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적도상 최대한 반듯하게 작업하는 게 좋다. 새로 토목공사를 하는 생땅이라면 우기에 대비해 배수로를 확실하게 개설해야 나중에 골머리를 앓지 않는다. 또한 현장에 있는 흙 돌 나무를 최대한 활용해 반·출입을 최소화한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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