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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부 잘하는 기억력 따로 있다?
시험지를 앞에 두고 공부한게 기억이 나지 않아 진땀을 흘린 일은 누구나 한두번 있게 마련이다. 방금 전에 잘 뒀다고 둔 물건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 적도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다. 반면에 두꺼운 전화번호부 한권을 뚝딱 외우고 말하는 백과사전처럼 척척 알려주는 기억천재라 불리는 이들이 있다.

둘의 차이는 어디서 기인하는 걸까. 기억력 천재들은 타고나는 걸까. 기억력을 높이는 효과적인 훈련법은? 그리고 훈련하면 누구나 기억을 잘 할 수 있을까.

1년반 전 EBS가 이런 의문을 갖고 기획, 방송한 다큐프라임 ‘기억력의 비밀’이 책으로 엮여나왔다. 관련 전문가들의 국내외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바탕으로 기억의 본질, 뇌의 저장방식을 비롯, 슈퍼기억력을 가진 사람들의 얘기, 잠자는 뇌를 깨우는 방법들을 다각적으로 접근하면서 알고 있다고 여기지만 모호했던 기억의 실체를 조명했다. 특히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실험들,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억력을 높이는 손쉬운 방법들은 유용하다.

먼저 뇌에 좋은 음식이란 어떤 건지 따져본다. 인도도네시아의 가난한 마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우유마시기 프로젝트는 그 답을 제공한다. 6개월간 실시한 우유마시기 프로젝트 결과 우유를 마신 아이들의 기억력 지수는 6개월 전보다 10%이상 높아졌다. 어릴 때 좋은 영양분을 섭취하게 되면 성인이 돼서도 더 건강하고 똑똑해질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는 아이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옥스포드대 연구팀에 따르면 61~87세 남녀 107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하루 3번씩 1컵의 우유를 마신 노인의 인지 기능이 향상됐다.

뇌 영양공급은 무엇보다 꾸준히 잘 먹는 게 중요하다.뇌가 움직이는 유일한 에너지인 탄수화물 섭취는 필수다. 따라서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은 뇌활동에 치명적이다. 그 밖에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칼슘 철분 등은 뇌가 활동하는 데 중요한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원료다. 또 세포막을 구성하는 지방도 적정량을섭취해야 한다.

기억력과 집중력에 도움이 되는 또 다른 길은 낮잠이다. 캘리포니아대 매튜 워커 박사 연구팀은 낮잠이 컴퓨터를 재부팅한 것처럼 뇌의 원기를 회복시켜 학습용량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렇다면 낮잠은 무조건 많이 자는게 좋을까. 단순히 주의력을 높이고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일하고 싶으면 20분 정도가 적당하다. 만약 기억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 좀 더 긴 60분간 낮잠을 자야한다. 충분한 잠을 자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90분이상 낮잠을 자야한다. 이는 5단계에 이르는 수면주기와 관련이 있다.

수면 부족은 신체적, 정서적, 업무적 능률을 떨어뜨리는것은 물론 뇌 기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3일동안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지 못해 뇌가 피로에 지쳐 있는 상태가 되면 지능지수가 100에서 75정도로 떠러지는 것과 같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잠자는 뇌를 깨우는 또 다른 방법은 운동이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팀이 직장인 60명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실험한 결과, 일주일에 5일 30분이상 운동을 한 집단(20명)은 심폐지구력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언어기억력이 좋아졌다. 3개월전 55.6이었던 운동집단의 언어기억력 점수가 이후 61.85로 높아졌다.
이는 운동으로 뇌 구조가 변화했기때문이다. 뇌영상장비 측정결과 뇌의 각 부분을 연결하는 곳이 활성화됐고 신경세포와 세포간의 연결이 활발했다.

운동 대신 일주일 5일 30분씩 영어공부를 선택한 집단(20명) 역시 영어 레벨이 높아진 것은 물론 언어기억점수가 상승했다. 독일 레겐스부르크대 보그단 드라간스키 박사연구팀은 의대생 38명을 대상으로 꾸준한 학습을 통해 뇌가 변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년간 수업을 평가하는 시험 3개월전 , 시험 본 다음날, 시험 후 3개월 뒤 뇌변화를 촬영한 결과, 장기기억과 관련이 있는 해마 뒷부분이 상당이 커져 있었으며 시각정보를 단기기억으로 저장하는 부위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놀라운 사실은 3개월 후에도 해마의 크기가 별로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반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뇌는 움직이는 뇌에 비해 기초체력이 낮아진다.결론적으로 뇌에는 운동과 학습이 모두 필요하다.

이제 기억을 잘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슈퍼기억력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을 들자면, 연상은 뇌과학적으로도 매우 추천하는 기억전략이다. 장기 기억에 가장 많은 역할을 하는 해마의 장기기억을 관장하는 것은 LTP활성화는 연상이라는 두뇌활동을 하면 쉽게 일어난다.

나누어 묶는 방법도 기억훈련에 좋다. 사람이 한번 듣고 기억할 수 있는 숫자나 단어의 수는 7~9개 정도지만 주위의 간섭 때문에 3~5개 정도로 나눠 기억하면 좋다. 이야기 만들기, 그림으로 상상하기 등도 좋은 기억전략이다.

공부잘하는 아이들의 기억을 작업기억이란 틀에서 실험해본 결과도 흥미롭다. 작업기억은 머릿속에 저장된 많은 내용 중 딱 맞는 정보를 빼내 문제를 푸는 능력이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 5명을 대상을 일주일간 30분씩 작업기억 훈련결과 아이들의 놀라운 기억력과 집중력이 향상됐다.

기억력을 높이는 생활습관으로는 가장 기본적인 게 피곤하면 쉬라는 것이다. 흔히 쉬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하지만 쉬는 동안 뇌는 기억을 만든다. 뇌는 자극이 많으면 많을 수록 피곤하면 피곤할 수록 정보를 잊어버리므로.짧게 여러번에 나눠 쉬는게 좋다. 쉴 때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하지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게 좋다
걷는 것, 다른 사람과의 대화도 생활속에서 기억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기억력과 관련한 정보들을 구슬 꿰듯 하나하나 꿰어 반듯한 작품 하나를 만들어냈다.

이윤미 기자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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