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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前대표의 신공항은 과연 어디인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31일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국민과의 약속 파기’라며 정면 비판, 정국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당장 경제성이 없더라도 영남권 신공항은 언젠가 꼭 필요하며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의 이 말은 곧 다음 대선 공약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평가심사단을 이중으로 구성, 객관성을 유지한 백지화 판단을 말 한마디로 뒤집은 것이다.

전형적인 포퓰리즘으로 깊은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만일 다음 대선에서 승리했을 경우 경남 밀양이냐, 부산 가덕도냐 또 한 번 국가적 소동이 일어날 것을 모른단 말인가. 그때 어느 쪽 손을 들어줄 것인가.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것은 이미 조사단 발표로 드러났다. 이것을 표 때문에 다시 뒤집는 발언을 한 것은 국익을 생각하는 큰 정치인이 아니다.

박 전 대표는 이전에도 자신의 출신 지역인 영남권에 국제공항이 필요하다는 언급을 했었다. 신뢰 정치를 강조해온 박 전 대표로서는 그 연장선상에서 공약 고수 입장을 표명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다르다. 박 전 대표는 영남권만의 지도자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지도자이며 혹시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더욱 그렇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잘못된 정책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은 신뢰를 지키는 게 아니다. 길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솔직히 과거 판단에 용서를 구하고 과감히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이 진정 신뢰 있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현실적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영남권 전체의 표심을 좌우하는 초대형 난제임은 분명하다. 이명박 정부가 지역의 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백지화 결론을 낸 것은 박 전 대표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측면도 있다. 보수 정권의 유지를 위해 MB정부가 총대를 멨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고마운 일이다. 1일에는 이 대통령이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한 유감 표명까지 했다. 이를 외면하고 오직 지역이기와 첫 발언의 책임감 때문에 계속 고집을 한다면 정권 재창출은 고사하고 보수 정권 자체가 위협받게 될 것이다. 정치적 사생아로 태어난 천덕꾸러기 적자 지방공항들이 전국에 무수히 널려 있음을 떠올리고 지금이라도 현명한 판단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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