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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박스>웃으면서 돌아온 지갑…
지금 정도의 계절은 시즌을 준비하는 시기라 새벽 출근이 시작되는 때입니다. 아침에 가장 먼저 고객을 맞이하는 프런트 업무를 지원하고 있었는데, 한 손님께서 라커 방향에서 프런트로 걸어오고 계셨습니다. “이거…”하고 내미신 것은 주인의 손때가 오래 묻은 갈색 가죽 장지갑이었습니다. “어머? 이거 지갑이네요.” “화장실에서 방금 주웠어요. 주인 찾아주세요.” “감사합니다. 혹시 존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아 뭐, 잘 전해 주세요.” 그러고는 코스 쪽을 향해 바삐 움직이셨습니다.

신분 확인을 위해 지갑을 열어 봤습니다. 카드 맨 뒤쪽에 있는 운전면허증. 그 면허증 사진은 제가 아주 잘 아는 모 회원님이셨습니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7시20분 팀. 그때 시간은 7시4분! 경기과 앞으로 갔습니다. 둘러 봐도 안 보이시기에 클럽 하우스 내부도 돌아다녔습니다. 다시 경기과 앞으로 갔을 때, 막 준비운동 중인 회원님을 발견했습니다.

“회원님 안녕하세요? 이거 회원님 지갑입니다.” 그제서야 뒤춤으로 손을 움직이시고는 “아이고 이게 빠졌었네”라며 멋쩍게 웃으시고는 “어디서 발견했어요?”라고 물었습니다. “화장실에 놓고 나오셨다고 하시더군요. 저기 연습하시고 계시는 베이지색 옷 입으신 분이 주워 주셨습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발걸음을 옮기시어 퍼팅 연습장으로 가셨습니다. 그러고는 그 분 옆으로 가시더니 모자를 벗고 인사를 나누셨습니다. 멀리서 바라봤지만 환한 빛이 나는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사실 골프장에서도 분실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화장실에 비치해 놓은 예쁜 비누곽도, 라커에 비치해 둔 화장품과 옷걸이도,…. 생각 외로 많이 발생하고 있는 소모품들의 분실사고를 겪었던 저는 이 광경이 얼마나 아름답게 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서로의 모습에서 신뢰와 감사와 겸손함과 희망이라는 그런 묘한 빛이 발산되었습니다.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김영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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