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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전 개발 경사에 재뿌린 전용기 회항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유전개발권 확보라는 국가적 경사 속에 사상 초유의 대통령전용기 기체 결함 회항 소동이 벌어졌다. 웃지 못할 난센스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과 석유메이저들이 판치는 가운데 매장량 세계 6위의 UAE 유전사업에 경험도 전무한 한국이 파고든 것은 특기할 만하다. 우리 특유의 열정적 개척정신과 도전의 결과 아닌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가 가채매장량 기준 10억배럴의 대형 상업유전에 투자하고 부존량 총 5억7000만배럴의 미개발 유전 3곳의 독점적 개발권까지 갖게 된 것이다.

이로써 연간 7억5000만배럴을 소비하는 우리의 석유ㆍ가스 자주개발률을 10.8%에서 일약 15%대로 끌어올린 것은 획기적이다. 오일 쇼크 같은 에너지 위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진 것이다. 이제는 2014년 본계약 체결까지 밀고나가는 것이 최대 과제로 갖가지 돌출변수에 잘 대처하는 게 과제다. 지난 16년간 440억원의 탐사비용을 들인 광물자원공사의 호주 유연탄광개발사업이 선거로 인한 현지 부정적 여론에 밀려 결국 수포로 돌아간 실패를 경험 삼아야 한다. UAE 원전만 해도 수주 후 1년 이상 금융지원 문제로 우여곡절을 겪다가 이번에 겨우 착공할 수 있었다.

이런 아슬아슬한 자원외교의 성공 이면에 발생한 초유의 대통령전용기 회항 소동은 그야말로 유감이다. 우리의 고질적인 책임의식 부재와 대충대충, 빨리빨리의 관리 부실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군1호기로 명명된 대통령전용기의 고장은 대통령 유고와 같은 나라 안위에 직결되는 중대 안보사항이다. 13일 출발 1시간 40분 만에 인천공항으로 회항한 원인이 외부 공기흡입구 덮개나사 하나가 풀린 정비불량 탓이라니 어이가 없다. 기체 안전은 물론이고 테러와 도청까지 완벽하게 차단해야 하는 게 대통령전용기이자 관리자들의 책무다. 당국이 책임 조사에 나선 만큼 이를 관리 감독하는 공군과 정비책임자인 대한항공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진행,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통령전용기 정비가 이 정도라면 다른 것들은 불문가지다.

이것도 레임덕의 일종일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UAE 원유개발권 획득에 만족하기 앞서 주변 관리부터 잘해야 한다. 임기 말 다른 데 정신이 팔려 대통령 안위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인사들로 둘러싸여 있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회항 사고의 정비책임 추궁마저 나사가 빠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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