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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프랑스와 뉴욕, 한국과 일본
니콜라 소바주 NH-CA자산운용 대표

나의 고향은 프랑스다. 요즘은 스마트폰과 인터넷 덕분에 서울에서도 프랑스 라디오를 거의 매일 듣고 있다. 며칠 전 프랑스 예술가 한 명을 인터뷰한 문화 프로그램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80년대 프랑스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현재는 예전보다는 활동이 많이 뜸해진 가수였다. 그는 현재 뉴욕에 거주하면서 여전히 자신의 곡을 녹음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가 새로운 활동을 시작했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자기 소유의 화랑을 운영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가로 활동하고 있었다.

라디오 진행자가 그에게 왜 프랑스가 아닌 뉴욕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했냐고 물었을 때 그는 “뉴욕이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프랑스에서는 새로운 것을 제안하는 것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따라서 먼저 존재하는 관례와 풍습을 따라야 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 프랑스 예술가가 프랑스와 뉴욕을 비교하면서 나는 평소 한국과 일본을 단순 비교할 때 생각했던 단어들을 쓰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

나는 일본에서 몇 해를 보낸 적이 있다. 그래서 많은 한국 친구들이 제게 한국과 일본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이 뭐라고 생각하는지를 묻곤 한다. 서양인인 나의 관점으론 한국과 일본이 매우 가까운 이웃나라이고 또 그렇기에 많은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표적인 차이점을 매우 간단히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할 수 있다.

한국은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것(교육, 사업, 스포츠, 경제 순위 등)을 이루는데 있어서 1등이 되기를 바라는데 반해 일본인들은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할 때 완벽한 방법을 통해 이루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1등이 되기 위해 한국은 ‘빨리빨리’ 함으로써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 한국 친구들은 종종 “여유가 없다”는 말을 하곤 한다. 준비과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현재 진행중인 사안들에 적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여겨지곤 한다.

반대로 일본은 완벽하게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랜 시간 분석하고 미세한 세부사항들까지 잘 준비되었는지 검토한 후 예상치 못한 실수들을 피하는데 더 주안점을 둔다. 일본인들은 모든 과정을 거의 집요하다고 할 정도로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이런 다른 점이 일본의 많은 지역에 대대로 양질의 전통기법을 전수 받은 장인이 많은 이유다. 또 이런 다른 점이 일본에서 한국과 같은 스피드와 에너지를 느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이 펀드 운용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펀드 매니저들의 주요 업무를 요약하면 영어로는 ‘fiduciary duty’, 즉 ‘자금수탁자로서의 신의성실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매니저들이 자신의 고유 자산을 투자하지 않고 고객의 자산을 투자한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우리가 종사하는 분야는 항상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하도록 규제받고 있다.

물론 모든 펀드 매니저들은 수익률 순위에서 1등이 되고 싶어한다. 그러나 과정과 법규에 대한 준수 없이는 이러한 결과는 이루어 질 수 없다. 투자자의 신뢰를 얻고 또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펀드매니저들은 판매 채널과 함께 목표(좋은 수익률)와 과정(위험과 유동성 관리) 모두가 똑같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설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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