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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사회 리비아 제재 논의 ‘제자리 걸음’......나토‘무력개입’미적미적…외교戰만 치열
브뤼셀서 열린 나토회의 원론적 입장만 확인 英·佛 반군지원책 EU 요청 美, 리비아와 외교 단절 선언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이 반정부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프랑스가 10일 처음으로 리비아 반정부 지도부를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한 데 이어 미국이 리비아와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하는 등 국제사회의 외교적 제재 노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대(對) 리비아 제재를 놓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진행 중인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이 ‘비행금지구역(no-fly zone)’ 설정 등 무력개입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군사제재에 대한 전격적인 합의 도출은 어려울 전망이다.
▶나토 회의, 가시적 결론 없이 마무리=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회담 첫날 회의는 리비아 사태에 대한 군사적 개입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아랍연맹(AL)과 아프리카연합(AU) 등 주변국의 확고한 지지가 선결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재확인된 채 마무리됐다. 다만 나토는 대 리비아 무기 수출금지 조치의 이행을 더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도록 중부 지중해에 해군력을 증강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가 있으면 곧바로 작전에 돌입할 수 있도록 군사작전 계획 수립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군사개입 수순에 돌입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면 EU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국제사회의 외교제재 움직임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이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리비아 반군 지원책을 요청하는 공동성명을 작성, 헤르만 판 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전달했다. 양국 정상은 성명에서 “리비아 정권은 합법성을 잃었으며 국민들의 고통을 종식시키기 위해 카다피는 물러나야 한다”면서 리비아 반정부군의 임시과도국가위원회를 합법적 정치독립체로 인정해 줄 것을 EU에 요구했다. 이들은 또 반군 지원책으로 무기금수조치의 완전한 시행과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언급했다.
이날 리비아 임시과도국가위원회를 유일한 합법 정부로 처음 인정한 프랑스는 반군 측과 대사를 교환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카다피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사르코지 대통령은 EU 정상회의에서 리비아에 대한 “표적 공습”을 제안할 것이라는 측근 소식통의 전언이 흘러나왔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워싱턴 주재 리비아 대사관과 외교관계를 중단했다면서 다음주 직접 북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해 반정부 세력 지도자들과 만나겠다고 밝혔다.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외무장관들도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회의를 갖고 카다피 정권의 정통성 상실을 주장하며 아랍연맹이 유혈사태 중단을 위해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카다피 동진(東進) 계속=서방의 강한 외교적 압박에 카다피 정권은 반정부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며 맞서고 있다. 이날 리비아 정부는 프랑스와 단교를 준비하는 한편 강력한 공군력을 바탕으로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친위대는 이날 원유시설이 밀집한 동부 라스라누프 지역에서 전투기를 동원한 대규모 공습에 이어 탱크를 앞세운 육상진격에 나서 반군을 동쪽으로 밀어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특히 친위대가 라스라누프의 동쪽지역인 브레가까지 공습을 확대하면서 반군은 저지선을 뒤로 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카다피 국가원수의 차남인 세이프 알-이슬람은 이날 정부군이 반군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에 착수했다면서 서방국가들이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면 패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이날 미 상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당분간 카다피 정권이 우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반군이 승리하든 못하든 솔직히 그들은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인정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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