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암,치료와 함께 중요한건 마음을 감싸안는 것”
“암 치료의 가장 근본적인 목표는 환자의 사회생활 복귀에요. 암치료에만 집중하다가 환자의 삶이 피폐해지면 극단적인 경우 암 치료가 끝난 뒤 삶을 비관해 자살할 수도 있거든요”

이대(梨大) 목동병원 여성암센터 문병인 센터장은 몸에 대한 치료만큼이나 마음, 생활의 질에 대한 치료를 강조해온 의사다. 이는 유방암 전문의로 재직하면서 접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판단이다. 최근 의료계의 유방암의 치료성공률은 85%에 달한다. 그러나 정작 암 치료가 끝난 환자들이 호르몬 불균형에 따른 우울증과 유방 절제에 따른 자존심 상실 등으로 괴로와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어떻게 하면 환자의 치료 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던 문 센터장은 환자 및 가족들을 위한 문화센터 ‘파워업 프로그램’를 마련했다. 이 프로그램의 지향점은 환자 및 가족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자존심을 살려주는 것이다. 국선도, 연극, 희망노래(합창) 교실, 글쓰기 교실을 통해 환자 및 가족들이 삶의 성취감을 느끼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이를 통해 치료 후 삶의 질 향상은 물론이고, 치료효과도 50%이상 높아졌다는게 문 센터장의 증언이다.

“50대 후반의 환자인데, 암치료 중 파워업 프로그램으로 복잡했던 가정문제가 풀린 경우도 있죠. 딸이 가출하고 나서 아버지와 딸이 서로 의절했는데 어머니가 유방암에 걸린 거에요. 병원에 온 부녀에게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치료효과가 높다’고 설명하다가 가족문제를 알게돼 부녀에게 글쓰기 교실을 소개해줬어요. 이를 통해 서로 응어리를 풀고, 화해했죠. 환자 역시 스트레스가 풀려 항암치료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죠”.

최근에는 외부에서도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이들이 생기고 있다. 음악을 전공한 한 목사님은 희망노래 교실에 나와 합창을 가르치고 있다. 이들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리는 ‘여성암 극복 심포지엄 및 토크 콘서트’에 참가해 화음을 들려줄 예정이다. 문 센터장 및 의료진 역시 이에 화답해 엄정화의 ‘페스티발’을 안무와 함께 환자들 앞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연극인 김갑수 씨 또한 재능기부에 나섰다. 그는 연극을 지도하며 환자들의 마음을 풀어줄 참이다. 연극주제도 환자들이 겪는 상황에 대한 역할극이다. 이들은 9일부터 모임을 갖고, 석달 후에는 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문 센터장은“연극에 깜짝 출연하고 싶다. 의사역이 아닌 환자역을 맡아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암환자 및 가족들의 삶의 질 저하문제는 심각한 상황인 만큼 국가적 관심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