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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갱년기, 안면 홍조보다 몸속 적신호 먼저 챙기자
여성은 일생에 세 번 큰 변화를 겪는다. 사춘기, 임신수유기, 그리고 마지막 폐경으로 인한 갱년기이다.

갱년기는 난소의 노화에 의한 자연적인 신체변화과정의 하나이다. 난소기능이 떨이지면서 배란 및 여성호르몬 생산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는데, 이로 인해 폐경을 맞게 된다. 폐경은 마지막 월경이 있은 지 1년이 지난 때를 말하며, 이 시기를 전후로 5년 사이의 기간을 갱년기라고 한다. 폐경을 겪는 나이는 대략 45세에서 55세 사이로 볼 수 있다.

갱년기 여성에게서 흔히 눈에 띄게 보이는 증상은 얼굴이 화끈거리며 자주 붉게 변하고, 열이 나고, 짜증이 잦은 등의 변화이다. 하지만 이렇게 눈에 띄는 붉은 증상보다, 몸 속에 숨어있는 적신호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흔히 고혈압은 남성에게 많이 발병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폐경기 여성도 안심할 수 없다. 50대 여성은 호르몬 영향으로 인해 고혈압 발생이 많아지고, 이에 따른 합병증 발생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폐경기 이후의 여성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홍조현상,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증상 등 외적인 변화에만 주목하여 자신이 고혈압인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고혈압은 눈에 띄는 증상 없이 무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폐경기 여성 건강관리에서 등한시 하기 쉽다. 하지만 여성 고혈압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뇌졸중, 심근경색 등 사망에 이르는 합병증을 야기시키기 때문에 폐경기 이후에는 정기적인 혈압 체크를 받고, 혈압관리에도 유의해야 한다. 고혈압 관리를 위해서는 고혈압 발병 초기부터 적극적인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고혈압 약 복용이 병행되어야 한다.

폐경기 이후 고혈압 발생 여성이 첫 번째로 바꿔야 할 것은 식단이다. 이 시기 여성은 미각이 둔화돼 음식을 짜고 맵게 조리하는 경우가 많아 소금 등의 조미료 양을 정확히 측정해 음식을 조리하는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고혈압 관리를 위해 저염식 식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조리할 때 소금과 화학조미료 등의 양은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류를 많이 섭취하는 등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해야 한다. 또한 비만은 고혈압의 위험요소이기 때문에 균형 잡힌 식생활과 함께 하루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운동도 필요하다. 갱년기에 많은 여성들이 호르몬 불균형으로 예민해져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충분한 수면과 휴식으로 정신적인 여유를 되찾는 것이 혈압안정에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약물 복용을 습관화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시기 여성들은 폐경기와 함께 찾아온 여러 질병들로 인해 복용하는 약이 많아 치료제 복용에 대한 부담과 거부감이 큰 편이다. 고혈압 약의 경우 복용을 시작하면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약 복용시기를 미루거나 불규칙하게 복용하기 쉽다. 하지만 고혈압 약은 단순히 혈압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 안전장치가 되므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고혈압 치료제인 ARB제제와 CCB제제를 하나로 결합한 복합제의 처방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두 치료제의 상호 보완작용으로 우수한 혈압강하효과와 내약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갱년기에는 인체를 지탱하는 뼈건강에도 적신호가 나타난다. 뼈가 약해지고 쉽게 부러지는 골다공증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은 소리 없이 찾아와 골절위험을 높이고, 이로 인한 장기입원, 때로는 죽음에 이르게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갱년기 여성에게 골소실이 가속화되는 주원인은 난소 기능 상실에 의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결핍 때문이다. 에스트로겐은 뼈 형성에 필요한 칼슘흡수를 돕는 역할을 하는데, 폐경 이후 첫 12개월 사이에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가 급격히 줄어들고, 이로인해 뼈가 분해되는 양이 뼈 생성량을 넘어서게 되면서 뼈의 밀도가 감소하게 된다.

골다공증은 겉으로 봐서는 진행정도를 알기 어려워 결국 골절이 발생한 후에야 인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 환자의 골절은 수술을 해도 뼈가 쉽게 붙지 않는 난치성 상태를 유발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골절은 주로 손목, 척추, 고관절(엉덩관절)에 발생하는데, 특히 고관절의 경우, 입원기간이 길어지고 그로 인한 합병증이나 사망위험이 높아 문제다. 고관절골절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 중 20%는 1년 안에 사망하고, 50%는 심각한 기능장애를 입어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는 보고도 있다 .

바른세상병원 정형외과전문의 서동원 원장은 “일반적으로 45~55세 사이 갱년기 여성의 골량은 1년에 약 3%씩 감소하고, 이로인한 폐경기성 골다공증은 폐경 후 5~15년 사이에 발생하게 된다.”며, “골다공증성 골절의 77%는 여성에게서 발생하며, 50세 여성이 평생 골다공증성 골절을 경험할 확률은 10명 중 3명 꼴이라는 발표도 있는만큼, 폐경기 여성은 미리 칼슘제 복용을 통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인 영양섭취기준표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1일 칼슘권장량은 약 650~750mg이지만, 미국국립보건원에서는 폐경기 여성에게 하루 1000~1500mg 정도의 칼슘 섭취를 권장한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의 칼슘 섭취량은 1일 권장량에 훨씬 못 미치는데다, 폐경기에는 칼슘 흡수율이 20% 정도로 낮아진다. 때문에 갱년기 여성의 칼슘제 선택시에는 건강기능식품보다 칼슘함량이 높은 의약품 칼슘제를, 그중에서도 흡수율이 높은 탄산칼슘제형을, 또한 생체용해도가 우수한 천연칼슘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칼슘제 복용 외에 규칙적으로 체중이 실리는 운동을 함으로써 골밀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칼슘흡수를 돕는 비타민D 섭취를 위해 햇볕을 충분히 쐬거나, 칼슘제 선택 시 비타민D가 함유된 칼슘제 섭취도 필요하다.

자궁경부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자궁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암이 많이 발전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에서 매일 여성 12명이 진단받고, 3명이 매일 사망해 우리나라 여성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여성암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총 1만7992명의 환자가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았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은 피부 접촉으로 감염되는 HPV(인유두종바이러스: Human Papillomavirus)이다. 실제로 여성 5명 중 4명은 50세 이전에 한 번 이상 감염된다는 통계도 있을 만큼, HPV는 감기 바이러스처럼 흔한 바이러스로 일반적인 성인여성이라면 누구나 감염에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으로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인 45~50세 여성들은 자녀 교육비 등에 부담으로 검진 및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으나,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으면 가정에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본인의 건강 챙기는 것이 미리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자궁경부암의 예방을 위해서는 1년에 한번 정기검진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백신접종을 통해서도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흔히 미혼 여성들이 접종하는 백신으로 오해를 가질 수 있는데, 성경험이 있는 만 24-45세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한 결과, 자궁경부암을 91%까지 예방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갱년기 자궁경부암 위협을 받지 않으려면 기혼 여성들도 미리 ‘가다실’과 같은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암 4가백신인 ‘가다실’은 자궁경부암 뿐 아니라 질암 및 외음부암과 함께 생식기 사마귀도 예방할 수 있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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