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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예산맨의 자부심은 어디갔나..내부 인기 급락
예산실장을 지낸 김대기 청와대 경제수석은 ‘예산맨’으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예산은 단순한 자금배분이 아니라 정책공유라는 게 그의 소신이다. 예산맨은 나랏돈이 들어가는 개별 사업의 전후 맥락을 훤히 꿰뚫어야 한다. 예산을 요구하는 부처나 지자체와 호흡을 맞추고 리드해야한다.

이런 마인드와 자신이 없으면 예산맨이 아리나 돈을 집행하는 ‘기술자’에 불과하다. 그건 고참 예산맨들의 한결같은 자긍심이다.

그래서 예산실 사무관은 다른 부처의 한 과와 마찬가지고 예산실의 과는 하나의 부처인 셈이다.

그런 예산실이 사무관들의 기피현상으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오겠다는 사람은 없고 나가겠다는 사람은 줄을 섰다. 인사철이면 언제나 미달사태가 빚어진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격무다. 연초 반짝 여유가 있을 뿐 사시사철 밥먹듯하는 야근에 일요일 출근도 부지기수다.

가족들의 불만이 크다. 예전이야 참고 지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무조건’을 강요하기도 힘들다.

기획예산처 시절엔 덜했지만 기획재정부로 합쳐 놓으니 상대적 박탈감은 더하다.

국회와의 힘의 균형이 기울어진 것도 사기가 떨어진 이유다. 자동 집행되는 예산이 많아진데다, 국회 심의 기능이 강화돼 예산실 파워가 예전같지 않다. 국회의원이나 보좌관들이 하대 하듯 대하는 것에 자존심마저 구겨진다.

예산실 기피현상이 쉬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 신명없이 일한 결과물(예산)이 어떨지 그게 너무 염려스럽다.

<김형곤 기자 @kimhg0222>
kim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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