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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사태, 국내 경제 파급효과 크다
리비아 정국이 극도의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42년 철권통치를 해온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권력기반이 급속히 무너지면서 사실상 내전 상태에 접어들었다. 우리 해외 건설의 거점인 제2의 도시 벵가지는 물론 수도 트리폴리마저 무정부 상태로 안전을 위협받는 급박한 상황이다. 전투기까지 동원한 무차별 진압으로 사상자가 수백명에 달한다는 소식이다. 22일 이집트로 탈출한 공간그룹 임직원 9명은 폭도들의 공사장 습격과 방화, 화약고 폭발, 치안 부재 등 전시 상태나 다름없는 현지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현지 한국대사관 측에서 벵가지 발전소 현장 피신을 권했으나 그곳 역시 불안한 상태여서 육로 탈출을 결심했다고 밝혀 우리가 지정한 안전 현장캠프 대피소 역시 위급하긴 마찬가지다.

현재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건설업체 24개사를 포함해 37개사, 기업체 및 현지 교민이 1600여명에 달한다. 우선 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확보, 시나리오별 긴급철수대책이 필요하다. 정확한 실시간 현장상황 파악이 필수지만 공사 현장이 대부분 도심권에서 떨어져 있어 수백km의 육로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리비아는 여타 시민 민주화를 달성한 이웃 중동, 아프리카 국가들과는 다르다. 군부 장악력이 뛰어나고 정보가 차단돼 쉽게 넘어지지 않을 수 있다. 향후 정치 지형 변화와 파장 등을 감안,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지난 1980년 한ㆍ리비아 수교 이래 잇단 국제 경제제재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철수하지 않고 버텨 정부와 기업 간 신뢰가 두텁다. 이 때문에 업계가 선뜻 철수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 70년대 처음으로 대우건설이 진출, 사막에 우조비행장을 건설하면서 시작된 한국 건설업체에 대한 신뢰는 추후 동아건설의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으로 이어져 50년 동안 해외 건설의 3대 보고(寶庫) 역할을 해온 것이다. 현재의 공사잔액만도 82억달러에 이른다. 중동국가 특유의 형제 의리를 감안, 철수나 잔류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추후 현장관리 방법과 공사 차질에 대한 대책, 대금 수령 여부를 철저히 계산해야 한다. 아울러 국내에 파급되는 경제적 충격파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이미 두바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고 주가도 곤두박질한 상태다. 물가 불안이 심각한 우리에게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중동 불안 지속에 대비, 건설 수출과 고유가, 안정적인 석유 확보 등 경제에 미칠 종합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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