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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그룹, 재계 후계경영 시발 되나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신동빈 부회장이 10일 회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롯데그룹은 40여년 만에 ‘2세경영’의 문을 활짝 열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롯데의 2세경영은 다른 주요 그룹의 숙제인 3세경영과는 성격은 다르지만, 재계의 후계경영에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요 그룹들은 3세경영의 시동을 걸어놓고 3세들의 경영 범위를 넓혀 놓고 있어 신 회장의 최전선 배치는 분명히 자극제가 될 것이다.

‘신동빈 체제’를 맞는 롯데는 그룹 역사를 새로 쓰면서도 미래 성장동력 창출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이날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인원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수영 케이피케미칼 대표와 신헌 롯데홈쇼핑 대표를 비롯한 총 7명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172명의 최대 규모 승진 인사를 했다.

특히 이인원 롯데정책본부 부회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선 처음으로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이 부회장 외에도 ‘신동빈의 사람들’로 분류되는 채정병 지원실장과 황각규 국제실장, 이재혁 운영실장도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롯데그룹의 국내외 인수ㆍ합병(M&A)을 이끈 좌장이자 신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진 황각규 사장은 이번 인사로 신동빈 회장의 ‘글로벌 롯데’ 포부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있긴 하나, 롯데그룹이 이번 인사로 신동빈 회장의 ‘젊은 경영’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해 신동빈 회장이 ‘2018 아시아 TOP 10 글로벌 그룹’이라는 비전을 선언하며 2018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올려 아시아 10대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후 국내외를 넘나들며 M&A 시장의 큰손으로 올라서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재무와 법무를 총괄하는 채정병 롯데정책본부 지원실장은 글로벌 경영의 자금 조달, 대외업무 지원을 통해 롯데 계열사의 성장 기반 마련에 기여한 점을, 그룹의 해외진출과 기업 M&A를 책임지고 있는 황각규 국제실장은 지난해 사상최대 규모의 M&A 성과를 올리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이철우 롯데쇼핑 사장,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 소진세 롯데슈퍼 대표 등 롯데그룹 ‘유통 3인방’도 작년 사상 최대 실적에 따라 유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의 이 같은 ‘통 큰 인사’는 지난해 약 61조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47조3000억원)보다 30%가량 성장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대형 마트 등 주력 사업인 유통은 물론 석유화학을 비롯한 전 계열사가 고루 좋은 성적을 냈다.

롯데의 2세경영은 올해 최대 화두 중 하나인 후계경영의 실질적인 진척으로 이어질 확률도 높다는 분석이다. 많은 기업이 실질적인 바통터치를 위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또 일정 성과물을 내놓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이번 롯데의 2세경영을 계기로 재계는 지난해 말부터 후계경영의 잰걸음을 보여왔다.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의 승진과 경영활동 폭 확대가 대표적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공략 성공과 사상 최대 실적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면서 재계 후계경영의 선두에 서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경우는 2세경영이라 입장의 차이는 있지만 창업주라는 뿌리를 계승, 발전시키느냐의 성패 여부는 주요 그룹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최대 현안”이라며 “매끄러운 바통터치에 좀 더 고민하지 않겠는가”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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