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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시장, 증시 발목잡는다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로 채권금리가 연일 급등하면서 증시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7일 국고채 3년 금리는 4%를 돌파, 최근 저점이었던 지난 해 12월7일(2.89%) 이후 꼭 2달 만에 무려 41%나 치솟았다. 이 때문에 7일 개장초 2100을 넘었던 코스피는 장후반 2080선까지 밀렸다. 8일 미국 다우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는 소식에도 여전히 보합이다. 11일 금통위가 채권과 주식시장 모두에 주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채권시장의 증시위협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국고채3년 금리가 4.1%를 넘어서면서 채권대비 코스피 상대매력을 나타내는 일드갭(yield gap)은 지난 해 8~9%포인트 수준에서 5%포인트대까지 추락했다. 일드갭은 주가수익비율(PER)의 역수에서 채권금리를 뺀 수치인데, 현재 코스피 PER이 10배라고 볼 때 일드갭은 5.9%포인트(1/10*100-4.1)다. 통상 일드갭이 5%포인트 이상일 때 주식이 더 매력적이라는 게 정설이다.

2010년 이후 비교적 역(逆)의 관계를 보였던 코스피와 국고채 금리간 움직임도 지난 해 말부터는 정(正)의 관계다. <그래프참조> 저금리에서는 이자상품의 매력은 줄고 투자상품의 매력은 높아질 수 있지만, 요즘은 이자상품의 매력이 높아지는 데 굳이 위험을 감수해야할 투자상품의 매력까지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박희운 KT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상승과 주가상승이 함께 나타나는 것은 인위적으로 만들었던 저금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경제성장율을 감안한 정상금리의 수준이다. 기준금리로 3.5%(현재 2.75%), 국고채 3년으로 4~5%정도로 본다. 금리가 이 수준을 넘어선다면 과열에 대한 긴축으로 해석돼 증시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완만한 금리상승은 경기개선의 결과로 풀이할 수 있어 증시에 우호적 재료지만, 최근의 급격한 금리상승은 경기개선보다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점에서 부담요인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도윤 한국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수출이 늘어나면 원화가치 평가절상이 자연스러운데, 지난 해 막대한 무역흑자에도 불구하고 절상 폭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물가가 오를 수 밖에 없다. 외환시장이 수행해야할 원화 가치조절 역할까지 채권시장이 모두 떠안은 것도 금리급등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현재 채권금리는 2월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하고 있다. 물가안정에 대한 한은의 적절한 대응이 이뤄진다면 채권시장이 안정되면서 주식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정상화가 이뤄지면서 가계부채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이에 증시가 부담을 느낄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본부장은 “통화정책과 함께 대기업의 환수혜를 민간부문으로 이관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정책도 채권과 주식시장 모두를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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