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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주단지ㆍ2년단지 전세난 해소는 옛말
“새아파트라 더 인기에요. 20평형대는 3개월새 6000만원 올랐어요”

“3월에 계약 풀리면 뭐해요. 새학기 시즌이라 매물이 얼마나 나오겠어요”

자고로 입주단지와 입주 2년 단지에서 전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던가. 하지만 지난 2일 찾은 이들 단지에서 중개업자들이 전하는 소리는 지금 전세난보다 수위가 한 단계 높았다. 매물이 쏟아져 전세금이 조정받을 것으로 기대됐던 단지들이 유례 없는 전세압박에 오히려 가장 치열한 전세 찾기 현장으로 변하고 있었다.

서울은 이달 용산과 공덕에서 대단지 아파트들이 입주에 들어간다. 모두 도심에서 가깝고 내로라 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해 브랜드 인지도도 높다. 무엇보다도 입주단지라 전세매물이 많을 거란 생각에 전세세입자들 사이에선 인기단지로 떠오르고 있다. 

내달부터 2년 계약이 풀리는 판교는 전세금 시세가 3.3㎡당 1000만원대 뛰어 서울 도심과 맞먹는다. 그럼에도 새학기 시즌과 맞물려 전세수요 증가로 전세금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용산구 신계동에 들어서는 E아파트는 총 867가구로 이 중 임대아파트를 제외한 분양분 700가구 중 전용59㎡와 84㎡가 전체의 77%를 차지한다. 그래서인지 이 아파트 전세를 찾는 대부분이 신혼부부이거나 은퇴를 앞둔 중년 부부들이다. 특히 59㎡ 인기가 좋아 지난해 11월부터 전세 예약을 받을 정도였다. 인근 S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말만 해도 59㎡ 시세가 2억50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3억1000만원까지 계약되고 있다고 말했다.

84㎡도 현재 3억7000만~4억원 선으로 주변 주상복합아파트보다 5000만원 높은 편이다. 그런데도 주상복합촌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대단지 신규 아파트라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여기에 20만원 수준인 주상복합 관리비에 비해 저렴할 것이란 예상도 작용하고 있다. D부동산 관계자는 “교통과 학군이 썩 좋은 편이 아닌데도 돈을 더 주고서라도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전세시장이 분명 과열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마포구 공덕동의 R아파트도 중개업자들이 매물을 구하러 나설 정도로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태다. 앞서 4차례에 걸쳐 같은 브랜드로 공급돼 이 일대는 3700가구의 메머드급 단지를 이루고 있는데, 기존 단지에서도 계약이 끝나면 새아파트로 올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G부동산 관계자는 “이제는 전용84㎡도 4억원 밑으로 구하기 어렵다. 얼마전 4억1000만원까지 계약됐다”고 말했다.

경기권에선 판교신도시가 내달부터 입주 2년이 지나 계약이 풀린다. 물량도 2800가구에 달한다. 때문에 극심한 전세난을 겪고 있는 분당신도시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됐지만 상황은 오히려 부정적이다. 계약 갱신 시점이 새학기 시즌이라 들어오려는 사람이 늘면 늘었지 나가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 서현동 R부동산 관계자는 “지금 분당도 전세매물이 없어 난리인데 3월 새학기 시작되면 판교는 전세가 씨마 마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봇들마을 아파트 전용84㎡는 2년전 1억7000만원에서 지금 3억2000만원으로 두 배 뛰었다. 서현동, 수내동 또한 2년전 1억9000만원에서 현재 3억1000만원대로 비슷한 수준. 이처럼 비슷한 가격대라 좀더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춘 판교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봇들마을 한 중개업자는 “분당에서 이사오려는 문의전화를 하루에 수십통씩 받고 있고, 거기에 판교테크노밸리 산업단지까지 입주하면 직주근접 세입자들까지 몰려 전세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태일 기자@ndisbegin>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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