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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적 수준 ‘식탁물가’...“생선·과일 꿈도 못꿔요”
폭설·한파로 신선식품 폭등
 
중간 크기 생고등어 한마리 4980원

마늘·양파도 작년의 배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 찬거리 구입을 위해 마트를 찾은 주부 오모(30ㆍ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씨는 “생물 고등어 중간 크기가 한 마리에 4980원”이라면서 “사과는 알이 굵지 않은데도 개당 1000원 정도라 식구가 단 둘뿐인데도 장 보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석 때도 태풍 영향으로 과일이나 채소 값이 그렇게 오르더니, 이번 설도 부담스럽다”며 혀를 내둘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물가 부담이 새해에도 계속되면서 장바구니 들기가 무섭다는 소비자들이 많다. 두부, 커피 등 일부 식료품이 가격 인하됐지만 폭설과 한파, 작황 부진등의 영향으로 신선식품을 비롯한 ‘식탁 물가’는 여전히 살인적인 수준이다. 실제로 기자가 이날 영등포의 한 시장을 찾아 장바구니 물가를 살펴 본 결과, 대파와 무, 고등어, 마늘, 두부, 달걀 등 자주 식탁에 오르는 양념채소와 찬거리 6가지를 비롯해 사과와 배 5개씩을 구입하자 금세 5만원이 바닥났다. 

사과와 배는 제사상에 올릴 만한 알이 굵은 것으로 고르다 보니 개당 가격이 각각 2000원에서 3000원을 호가했다. 대파, 마늘 등 모든 반찬에 두루 쓰일 만한 양념 채소류도 200~400g소량이 2000~3000원 수준이다. 인근의 대형마트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사과(5~6입) 1봉의 가격은 4980원으로 작년(3000원)에 비해 66%나 올랐다. 4개 들이 배 한봉지의 가격은 7980원으로 전년(6000원)에 비해 33%값이 뛰었다. 

한국인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깐마늘 200g 값도 299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51%나 올랐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을 파종 시기에 태풍과 폭우로 작황이 부진한데다가 겨울 들어 폭설과 한파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올랐다”면서“ 13일부터 가격인상폭이 큰 무와 흙대파, 양파, 시금치 등을 최대 34% 인하하는 등 할인판매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생선류 오름세도 무섭다. 특히‘ 서민생선’으로 분류됐던 고등어는 연근해 저수온 현상으로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350g 이상의 고등어는 마리당 5000원은 줘야 사먹을 수 있다. 


여기에 씨리얼, 우유, 두부 등의 가공식품 가격이 올 초 인상되면서 성장기 아이들을 둔 가정의 가계부담도 늘어났다. 이마트에서 집어든 풀무원 투컵두부(찌개용)는 3250원으로 100g당 1000원이 넘어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저렴한 균일가 소량 제품이나, 아예 조각으로 잘라 파는 기획상품 매장에 소비자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슈퍼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10일까지 상추, 깻잎, 당근, 감자, 양파등 990원 균일가 채소는 전월 대비 매출이 49.8%나 증가했다. 계육ㆍ돈육 등을 소량으로 진공포장 판매하는 상품도 같은 기간 12.6% 매출이 늘었다. 무, 양배추,단호박, 바나나,멜론 등 제품을 2분의 1 혹은 4분의 1로 잘라 판매하는 상품도 과일의 경우 전월에 비해 115.9%나 매출이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한편 전국 7대 주요 도시의 전통시장을 조사한 한국물가협회는 최근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보다 15.4% 오른 19만150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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