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물가 부담이 새해에도 계속되면서 장바구니 들기가 무섭다는 소비자들이 많다. 두부, 커피 등 일부 식료품이 가격인하됐지만 폭설과 한파, 작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신선식품을 비롯한 ‘식탁 물가’는 여전히 살인적인 수준이다.
실제로 기자가 이날 영등포의 한 시장을 찾아 장바구니 물가를 살펴본 결과, 대파와 무, 고등어, 마늘, 두부, 달걀 등 자주 식탁에 오르는 양념채소와 찬거리 6가지를 비롯해 사과와 배 5개씩을 구입하자 금세 5만원이 바닥났다. 사과와 배는 제사상에 올릴 만한 알이 굵은 것으로 고르다 보니 개당 가격이 각각 2000원에서 3000원을 호가했다. 대파, 마늘 등 모든 반찬에 두루 쓰일 만한 양념 채소류도 200~400g 소량이 2000~3000원 수준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을 파종 시기에 태풍과 폭우로 작황이 부진한 데다가 겨울 들어 폭설과 한파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올랐다”면서 “13일부터 가격인상폭이 큰 무와 흙대파, 양파, 시금치 등을 최대 34% 인하하는 등 할인판매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생선류 오름세도 무섭다. 특히 ‘서민생선’으로 분류됐던 고등어는 연근해 저수온 현상으로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350g 이상의 고등어는 마리당 5000원은 줘야 사먹을 수 있다. 여기에 씨리얼, 우유, 두부 등의 가공식품 가격이 올 초 인상되면서 성장기 아이들을 둔 가정의 가계 부담도 늘어났다. 이마트에서 집어든 풀무원 투컵두부(찌개용)는 3250원으로 100g당 1000원이 넘어섰다.
계육ㆍ돈육 등을 소량으로 진공 포장 판매하는 상품도 같은 기간 12.6% 매출이 늘었다. 무, 양배추, 단호박, 바나나,멜론 등 제품을 2분의 1 혹은 4분의 1로 잘라 판매하는 상품도 과일의 경우 전월에 비해 115.9%나 매출이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한편 전국 7대 주요 도시의 전통시장을 조사한 한국물가협회는 최근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보다 15.4% 오른 19만150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성연진 기자 @lovecome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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