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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일런트디스코 신년 새 청년문화코드로 뜬다
지난달 24일 저녁 서울 홍익대학교 앞. 수많은 인파가 오가는 거리에 범상치 않은 ‘춤판’이 벌어졌다. 수백여명의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자유자재로 몸을 흔들고 있는 것.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강한 비트나 음악은 들리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춤을 추는 사람들 모두 무선 헤드폰을 끼고 있었다. 각자 자신의 헤드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을 즐기고 있는 것. 이 ‘조용하면서도 조용하지 않은’ 춤판이 서울 거리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새로운 길거리 문화로 주목받고 있는 ‘사일런트디스코(Silent disco)’. ‘조용한 디스코’라는 다소 모순된 이름을 가진 이 축제는 무선 헤드폰을 통해 송출되는 DJ의 음악에 맞추어 장소와 상관없이 춤을 추며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놀이문화다. 각자 무선 헤드폰을 끼고 있기 때문에 소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아일랜드의 ‘Oxegen Festival’, 영국의 ‘Glastonbury’ 등 해외 유명 축제에서 시작된 사일런트디스코는 국내 문화기획기업 ‘상상공장’을 통해 지난 7월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사일런트 디스코는 2011년에도 전국 곳곳을 찾아가 젊은이들의 새 문화코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보이지 않는 무선연대의 끈이 젊은이에겐 매력이다.

상상공장 이경모 사일런트 디스코 팀장은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결핍으로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건전한 일탈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사일런트 디스코에 참여 하고 있다”며 “다른 사람 눈치 보지 말고 건전한 일탈을 시도해보라”고 권유했다. 일부 대학가에서도 봄 축제때 사일런트 디스코 이벤트를 검토중이다.

홍대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뿐만 아니라 광화문광장, 삼청동, 인사동, 북촌거리 등에서도 조용한 춤판이 벌어졌다. 이제까지 총 14회 사일런트디스코 행사가 열렸고 참여 인원도 2000여명에 달한다. 1회에 최대 100명이 모여들지만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에는 7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든다.홈페이지(www.silentdisco.co.kr)를 통해 사전 접수를 하고 현장에서 헤드폰을 받으면 누구든 춤판에 참여할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다.

사일런트디스코가 일부 젊은이들만의 문화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지난 여름 광화문 광장,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행사 때는 초등학생부터 60세 이상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해 춤을 췄다. 자유로운 분위기 덕에 외국인의 참여율도 높다. 상상공장 이경모(29) 사일런트디스코 팀장은 “지난 24일에는 영하 14도에 날씨에도 불구하고 줄을 서서 기달리 정도로 참여율이 높았다. 주로 20대들이 대부분이지만 10대부터 30대 이상까지 연령층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반응도 뜨겁다. 천윤기(25ㆍ대학생)씨는 “처음에는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색다른 취미를 즐긴다는 것에 희열이 느껴진다. 음악을 좋아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교감을 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즐겁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때 영하 14도의 기온 속에서 6시간 동안 춤을 췄다. 오히려 추위가 사람들의 기온을 이기지 못했는지 마치 영상의 기온인 듯한 착각이 들기도했다”며 현장의 뜨거웠던 분위기를 전했다.

<박수진 기자ㆍ윤보람 태효정 인턴기자@ssujin84>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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