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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스피치의 달인 김미경원장 “자격요? 인생의 달인이라면…”

  • 기사입력 2010-03-2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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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입사했어요?” “학교는?” 질문을 해야 하는데 되레 받고 있다. 기자란 모름지기 먼저 말을 거는 사람이건만 스피치 달인의 ‘말걸기’ 앞에선 그저 한 마디 한 마디가 조심스러울 뿐이다.

“에이 나도 평소엔 일일이 신경 안 써요, 편하게 하세요” 한다. 사진 촬영이 끝나자마자 실크 스카프를 훌훌 벗고 빨간 스웨터를 걸치던 그녀. 그러한 털털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목소리와 말투.

옷 잘입는 게 아닌, 말 잘하는 멋쟁이를 만드는 ‘아트 스피치’의 창시자. 여성리더십 자기계발 전문 강연자인 더블유인사이츠 대표 김미경 원장이다. 평범한 주부에서 연봉 10억원대 스타 강사가 되기까지 18년째 대중과 소통해 오고 있는 그만의 인생의 기술, 스피치의 기술을 엿봤다.

# 사회과학대가 더 좋았던 음대생

“음악보다 책 읽고 세미나 하는 게 더 좋았어요. 80년대 학번이라 그랬는지 민족, 겨레 이런 말만 들으면 가슴이 뜨거워졌죠. 운동권 애인을 만나 데모도 많이 했어요.”

사회과학대 ‘죽순이’, 데모하던 음대생은 졸업 후 광고회사에 들어갔다. 결혼해서는 전공을 살려 피아노 학원을 차렸다. 그렇게 일하는 주부로서 안정된 삶을 살던 김씨는 어느 날 우연히 듣게 된 강연에서 무릎을 쳤다. “바로 이거다!”

“내 직업이다. 느꼈어요. 새로운 시작에 대한 두려움요? 전혀 잃을 게 없다 생각했어요. 무서울 게 없었죠. 대한민국 전체가 내 시장이었거든요.”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프리랜서로 천천히 강연을 시작했다. 1년에 단 한 번뿐이라도 괜찮았다. 하고 싶었던 일이니까. 갑자기 진로를 변경한 듯 보이지만 대학시절 작곡 수업을 빼먹을 만큼 좋아했던 독서와 세미나가 이미 강연자로서 그 기본을 충실히 받쳐줬음에 틀림없다.

“말 잘한다고 강연자가 되는 게 아니라 일단 할 말이 있어야 해요. 배우러 오시는 분들 중 이야기할 콘텐츠가 정말 없으면 전 가르치지 않아요. 동기부여도 하고 생각을 환기시키고 때론 회개, 위안 등을 주는 일인데 말할 거리가 없는 사람은 대중 앞에 설 수 없죠.”

# 감동적인 말, 음악과 똑같다

김미경 씨의 스피치 법을 특별히 ‘아트 스피치’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가 점차 알려지고 IMF 이후 자기계발 서적과 강연 붐이 일자 직접 해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찾아왔다. 모두 받은 것은 아니다. 돈 내고 들어도 될 만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만을 가르쳤는데 주로 직원을 다스려야 하는 기업의 CEO가 많았다. 그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 오케스트라, 현악 4중주의 구성과 같은 스피치의 짜임. 지난 강의 자료를 샅샅이 보며 찾아낸 그만의 규칙은 바로 인트로→주제→클라이맥스→엔딩의 구성이었다.

“음악을 해서 말 잘하는 거 아니냔 질문을 받고 번뜩했죠. 그제서야 사람을 감동시키는 황금비율은 음악이나 스피치나 같다는 걸 알았어요.”

그 비율을 기본으로 연주처럼 말에도 강약과 속도를 준다. 세게, 여리게, 빠르게, 느리게 등. 그리고 오바마처럼 전신을 사용하는 몸짓 언어가 필요하다.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처럼 말이다. 이 모든 것을 10여개 챕터로 매뉴얼화한 것이 아트 스피치. 강연자는 몸짓으로 지휘하고, 청중은 음악처럼 강연을 듣고 감동한다.

# 독립군처럼 여성 리더를 키우다

김미경 씨의 강연 속 가장 큰 주제는 ‘여성’이다. 처음엔 고졸 직장여성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그 후 영업직 여성, 대졸 여성 등 계속해서 다양한 사람들을 관찰하며 관심을 가져온 그녀에게 있어 ‘여성’은 강연 콘텐츠의 큰 줄기인 셈이다.

“2000년대 초반은 대졸 여성들이 대거 사회로 나온 시기였는데 이때 남성 중심의 조직사회에서 어떻게 여성이 임원까지 갈 것인가를 제시하는 강연을 했어요. 특히 S기업 여성 직원들과 남성 임원들을 한자리에 모아두고 성공적 회사생활에 대해 툭 터놓고 이야기를 나눴던 게 뜻깊었죠.”

지금껏 아무도 선뜻 말하지 않았던 남성들만의 정글의 법칙, 성공에 대한 노하우가 오픈됐다. 당시 강연장에 있던 여자 대리들은 지금 대부분 차장이 되어 있다고. 남성들의 견고한 시스템을 깨야 했던 여성들. 가정과 일을 모두 지키고 싶어했던 여성들을 격려하고 치유해 나가는 과정에서 여성이 변하고, 남성이 변하고 조직문화가 변하는 걸 보았다.

“여성 리더십이란 말이 지금은 흔해졌지만 7~8년 전만 해도 많은 기업에서 싫어했어요. 여자들끼리 뭔가 꾸민다고 생각한 거죠. HR 담당자가 강연제목을 보곤 결제 안 해주는 게 허다했어요. 그래서 제목을 ‘조직문화 이해와 리더십’ 이런 식으로 바꿔서 결제를 받고는 여성직원 대상으로 강의를 하곤 했죠. 마치 독립운동하는 것 같았다니까요.” (웃음)

# ‘쩐다’에 쩔어있는 아이들을 위해

직장여성 중심의 강연은 곧 주부들에게로 이어졌고 그것은 다시 그들과 삶을 영위하는 남성으로 확장됐다. 저서 ‘가족이 힘을 합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처럼 점차 여성에서 가족으로 그 주제를 넓힌 그녀는 이제 아이들로 눈을 돌렸다.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쩐다’는 표현이 유행이죠? 감동해도 쩐다, 화가 나도 쩐다…단어 하나가 수십, 수백의 의미로 통용되면서 무궁무진한 표현력을 묶어버리는 거죠.”

그녀는 이 ‘쩐다’ 속에 갇혀 있는 수많은 단어들을 꺼내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올 가을부터 초등생을 대상으로 스피치를 가르치려고 한다. 흔히 초등생 스피치라고 하면 웅변을 생각하기 쉬운데 전혀 다르단다. 아이들 마음 속에 있는 생각들을 풀어내고 표현해 내는 힘을 길러주는 거란다.

또한 “몰라요”가 아닌 당당한 설득의 기술도 전수할 참이다. 학교 발표, 반장선거 등 공적인 스피치뿐만 아니라 친구들 간 상처내지 않고 싸우는 언어문화도 만들어주고 싶단다.

“말이 바뀌면 성품이 달라지죠. 품격 있는 차세대 리더를 많이 키워내면 국격도 올라가지 않겠어요?”

# 인생의 달인만이 스피치의 달인에

그녀가 생각하는 스피치의 달인을 짚어달라고 했더니 오히려 ‘달인의 자격’을 강조한다.

“자신의 인생이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스피치의 달인이 될 수 있어요. 30년간 영화를 만든 스필버그, 43살의 발레리나 강수진 등…자신을 존경할 수 있을 만큼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 말을 하면 그게 바로 스피치의 달인이죠.”

특히 그녀는 한 방면에 오래 종사한 전문가들이 스피치를 배우길 원한다. 한마디로 인생의 달인만이 스피치의 달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전 국가대표 양궁선수인 김수녕 씨가 그 대표적인 예. 20년을 양궁에 매진하고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던 그녀가 최근 김미경 원장으로부터 ‘아트 스피치’를 익히고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김수녕 씨 외에도 30년 경력의 유명 탤런트와 개그우먼 그리고 인기 힙합가수 등이 그녀의 코칭을 받고 있다. ‘김미경 사단’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

“전문 강연자 키우는 일을 계속 하고 싶어요. 그들을 중심으로 강연 풀이 만들어지면 잭 웰치, 클린턴의 강연처럼 멋지고 독특한 강연회를 열 거예요. 지금 10명 정도 훈련 중인데 모두 훌륭한 분들이죠. 저는 그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고 있어요. 청중을 꼼짝없이 빨려 들게 하는 그런 강연…시같이 아름다운 어록이 넘쳐날 거예요.”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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