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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정제영] 대학교육을 뒤집어보자
전 세계 대학교육 분야에서 무크(Massive Open Online CourseㆍMOOC) 열풍이 불고 있다. 세계적인 유명 대학 교수들의 강좌를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그 인기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무크의 열기 속에서 이에 대한 비판들도 나오고 있다. 대학교육의 핵심인 지식 전달이 소수 대학에 의해 독점화 될 수 있고, 이에 따라 현재 코세라(Coursera)나 에덱스(edX) 등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강좌들이 향후 독점적인 지위를 활용해 학위수여를 전제로 유료화 전환 등 영리를 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화여대를 포함해 평가를 통해 선정된 10개 대학이 참여하는 ‘한국형 무크(K-MOOC)’ 서비스가 지난달 14일에 시작됐다. 이제 2주 정도 지났지만 약 9만 명이 학습 플랫폼을 방문했고, 약 2만5000명이 수강 신청해 새로운 학습 방식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형 무크는 일반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무크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대학교육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다.

첫째, 무크를 통해 일부 대학의 강좌가 전국적으로 독점적인 지위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10개 대학만이 참여하고 있지만 시범사업의 과정을 넘어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면 전국의 거의 모든 대학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정부가 주도하는 무크는 대학교육의 공공재적인 성격을 보장할 수 있다. 독점적 지식공급자로서의 영리추구를 예방, 강좌의 무료제공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현재 대학교육의 위기로 대두되고 있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해법이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강의를 영어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유학생이 많이 오는 나라의 주요 언어로 번역된다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형 무크에 거는 가장 큰 기대는 대학교육을 뒤집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거꾸로 하는 학습’으로 알려진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이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강의를 통해 지식을 독점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바꿔 학생이 스스로 온라인 강의를 듣고 와, 교실에서는 토론과 팀 학습 등의 활동을 하는 것이다.

한국형 무크의 온라인 강좌는 플립드 러닝의 과정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강의가 결합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대학교육을 뒤집어 보자. 교수의 독점적인 강의를 필기해 시험을 보고 그 결과로 약 30%의 수강생만이 A를 받는 풀 죽은 강의실에서 벗어나서, 한국형 무크를 활용한 플립드 러닝을 통해 학생들의 활발한 토론과 팀 학습을 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학생들이 성공적인 학습을 할 수 있는 생기넘치는 강의실로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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