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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헌철의 골프 도구의 이해] 귀하의 핸디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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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카드 스스로 적는적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내기골프 게임이 나올 수 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골프 이론가 정헌철 씨는 <퍼팅 솔루션>이란 책을 저술했으며 단국대학교 경영자 골프 과정 주임 교수를 지냈고, 천리안 골프동호회 시절부터 지금까지 30여 년간 골프를 통해 사람을 만나고, 골프 강의를 하고, 직접 클럽도 제작하면서 골퍼로서의 다양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편집자>

골퍼 실력의 우월과 관계없이 누구나 평등한 조건에서 플레이하도록 규칙을 정한 시스템이 골프 핸디캡 제도다. 미국골프협회(USGA)에서 핸디캡 방식을 관장하며 지난해 1월부터 ‘월드 핸디캡 시스템’을 표명, 관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대한골프협회(KGA)가 시행하고 있다.

대한 골프 협회 사이트에 들어가면 월드 핸디캡 시스템에 대한 상세 설명과 골퍼의 핸디캡 신청도 받아 오피셜 핸디캡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월드 핸디캡 시스템의 핸디캡 산정 방식은 골프장의 코스 레이팅을 반영하는 등 일반적인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불편한 일이기도 하다.

동호회 활동이나 친분 있는 동반자들과의 라운드시 핸디캡을 정하는 경기, 혹은 우열을 가리거나 라운드시 내기 등을 위한 핸디캡 산정과 자신의 스코어에 대해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는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 정확한 스코어 기록을 한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이지만 흔히 지켜지지 않는다. ‘일파만파’, ‘무파만파’, ‘화면조정’ 이라는 미명 아래 첫 홀은 대충 적고 심지어 자신의 전체 스코어를 복기하지 못하고 캐디에게 의존하여 기록하는 일이 많다. 골프는 스코어로 우열을 겨루는 게임이다. 자신의 스코어를 본인이 제대로 알지 못하면 골퍼로서 자격 상실이다.

* 최소한의 룰을 지켜야 한다
프로 경기처럼 엄격한 골프룰을 모두 지키는 것은 쉽지 않다. 조금 막연하기는 하지만 아는 범주 내에서의 골프 규칙을 준수하고 골프장의 로컬 룰, 동반자 간의 룰을 사전에 정해서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멀리건을 쓰거나 컨시드를 남발하면 경기를 지루하게 만들고 라운드 의미를 퇴색시킨다. ‘스트레스 풀러 왔지 뭐 악착같이 따져’라고 하는 골퍼는 대체로 100타를 훌쩍 넘기는 초급자들이다.

* 적당한 실력은 키워야 한다
110타나 120타의 수준으로는 룰을 지키기도 스코어를 세기도 어렵다. 파4 홀에서 3번을 쳐 그린 근처에 가고 어프로치 2, 3번하고 투 퍼팅, 쓰리 퍼팅 후 컨시드를 받으면 자신의 스코어를 기억하기 쉽지 않다. 스코어를 위해서는 특히 숏 게임과 퍼팅에 신중을 기하고 실력도 배양할 것을 권한다. 위의 전제 조건으로 간략 핸디캡을 산정해 본다.

* 최근 스코어 20개를 보유한다
최근 경기한 스코어카드 20개를 간직하며 이후 나쁜 기록의 하위 12개의 스코어를 버린다. 즉 상위 8개의 스코어만을 남긴다. 8개의 평균 스코어를 산정한다, 산정한 숫자를 핸디캡으로 보면 된다. 생각보다 낮은 핸디캡을 부여받게 된다. 자신의 핸디캡을 지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우며 핸디캡 대비 0 또는 언더파를 기록하는 것은 열에 한두 번이 정상이다. 예를 들어 잘 친 순서대로 78, 80, 81, 84, 85, 85, 87, 88, 88, 89, 90, 92, 92, 93, 94, 94, 95, 97, 97타라는 스코어를 기록했다면 뒤의 12개는 버리고 앞의 스코어의 평균 83.5타, 즉 핸디캡은 12내지 13을 놓는 것이다.

78을 쳤는데 핸디 13이면 너무 짠거 아닌가? 97타도 친 적 있는데 핸디 13은 무리 아닌가? 주관적이 아니고 골프 핸디캡의 규칙이 이렇게 되어 있으니 그냥 놓으면 된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골퍼의 90%가 자신의 스코어가 기복이 심하다고 생각한다. ‘잘 칠 때는 80타도 치는데 안 맞을 때는 90타를 훌쩍 넘긴다’면서 말이다. 골프 스코어는 당연히 기복이 있다. 100미터 달리기와는 다르다. 변수가 너무 많다. 핸디캡이 아닌 자신의 평균 타수가 90타라고 한다면 잘 맞으면 85타, 안 맞으면 105타가 보통 기록할 수 있는 타수이다.

자신의 평균 타수에서 잘 맞으면 -5타, 안 맞으면 +15타까지 갈 수 있는 게 골프다. 더도 말고 80대 중반을 안정적으로 쳤으면 좋겠다고 얘기한다면 베스트 스코어로 75타는 쳤어야 한다. 베스트 스코어가 82타인데 85타를 안정적으로 치는 건 불가능한 얘기다. 베스트 82타 골퍼라면 90타는 언제든 칠 수 있는 스코어다. 기복이 많아서가 아니고 그냥 그렇다. 최근의 연습량이 부족했고, 컨디션이 안 좋고, 골프장 난이도가 높으면 100타를 칠 수도 있다.

상급자는 앞의 예시 보다 스코어의 폭이 낮을 수 있고, 하급자의 경우는 그 폭이 더 클 수도 있다. 10번의 라운드에서 실력과 스코어에 상관없이 8, 9번,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못 쳤다며 불만족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다. 오늘은 드라이버가 안되고, 저번엔 퍼팅이 안되고, 어느 날은 총체적 난국이고 하면서 매번 자신의 라운드를 책망하는 골퍼가 있다. 자신의 핸디캡과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착각의 기대치에서 기인하는 문제이다.

최근의 내 스코어가 바로 내 실력이다. 골프에 욕심을 안 가져도 문제지만 너무 큰 기대치는 자신과 동반자들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골프는 스코어의 게임이다. 자신의 핸디캡은 상위 2-30%의 스코어이다. 내 평균 타수의 +10타는 언제든 나올 수 있다. 목표는 높이 갖되 자신의 실망스러운 스코어까지 미소로 받아들이는 여유가 있어야 골프가 즐겁다. 글 정헌철(골프이론가, 젠타골프코리아 대표)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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