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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백과사전 267] 대기업이 보유한 골프장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한국에서 골프를 치지 않는 대기업 총수는 찾기 힘들다. 기업 오너 중에 일부는 수준급 실력의 골프광이다. 어떤 이는 정원처럼 골프장을 만들고 애지중지 관리하며 최고로 인정받으려 한다.

최근 골프장은 투자처와 운영 사업장으로도 여겨진다. 이전까지 대기업은 품위 유지나 접대를 위한 회원제를 유지했으나 상황이 바뀌었다. 대기업에 속한 골프장 중에서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바뀐 골프장이 급격히 증가했다. 레인보우힐스, 골든베이, 세인트포 등 회원제로 시작했지만 대중제로 전환한 건 대기업들이 골프장을 수익성 높은 캐시카우로 여긴다는 방증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산규모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대기업 40개 그룹 중에 절반이 넘는 23개, 자산 5조~10조원의 (공시대상 기업집단) 준 대기업 31개 그룹 중에는 12개그룹이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71개 그룹 중에 절반인 35개 그룹이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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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컨트리클럽은 삼성 그룹이 보유한 프라이빗 골프장이다.


전체 골프장의 16% 보유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레저백서2020>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대기업이 보유한 국내 골프장은 18홀 환산 90.6개소로 전체 골프장(558.9)의 16.22%를 차지했다. 대기업의 골프장은 골프붐이 시작된 2005~09년에 13.8개소, 2010~14년에 26개소에서 2015~19년은 13개소가 늘어났다. 15년 사이에 그중 절반이 늘었다.

매매와 인수도 활발해졌다. 재계 서열 28위인 현대산업개발(HDC)이 지난 2019년6월 63홀의 대규모 골프 리조트 오크밸리를 인수한 데 이어 재계 20위 미래에셋, 37위 호반건설 등이 몇 년 새 골프장을 인수하거나 신규 건설로 홀수를 늘리고 있다.

골프장을 보유하지 않은 재개 18위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VX를 통해 골프장 부킹 사업에 이어 함양 스카이뷰에 이어 제주도의 36홀(논의중) 등, 골프장 위탁운영 업장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골프 연습장 업종까지 뛰어들었다. 1년 사이에 재계 순위 5계단을 뛰어오른 자본력에다 국민의 메신저라는 카카오톡이라는 빅데이터를 통해 일상 속에 깊숙이 업장을 넓히는 것이다.

경영자금 확보를 필요로 한 두산은 클럽모우를 매각했고, 대기업 소속 골프장들이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급히 자금을 마련하기에는 골프장 업장 만한 게 없다. 지난해까지 골프장 매매가가 급등한 것도 대기업에서 매물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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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총액 10조 이상 대기업들이 보유한 골프장 내역. [자산 내역과 재계 서열은 공정거래위원회 올해 자료]


삼성그룹 골프홀 162개
대기업 중에 골프 홀수가 가장 많은 그룹은 자산 규모 457조원의 재계 서열 1위 삼성이다. 국내 6곳 골프장에 162홀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3월에는 에버랜드와 이웃한 레이크사이드(회원제 18, 퍼블릭 36홀)를 사들여 현재의 위용을 갖췄다.

자산 규모 2~4위인 현대자동차나 SK, LG도 골프장이 있지만 삼성만큼 골프에 대한 열정은 없었다. 현대차는 제주도의 해비치와 2007년 경기 남양주에 해비치서울 두 곳을 보유한다. SK는 경기 포천에 일동레이크를 만들었으나 이내 매각했고, 2010년에야 제주도에 핀크스를 인수했다. LG는 경기도 광주에 곤지암 18홀만 가지고 있다. 2015년에 프레지던츠컵을 이곳에서 개최하자는 제의가 있었으나 당시 구본무 회장이 거절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산 총액 117조로 재계 서열 5위인 롯데는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매각한 이후 제주스카이힐을 포함해 부여, 김해의 3곳에 72홀을 보유하고 있다.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인천의 베어즈베스트청라까지 포함하면 99홀을 보유하는 셈이다.

서열 7위 한화 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골프에 대한 애정과 후원이 깊었다. 국내에 5곳 108홀에 일본 나가사키에 18홀로 총 6곳 126홀을 보유하고 있다. 1980년 6월 경기도 용인에서 36홀 플라자CC용인을 개장한 것이 골프장 사업의 시작이고 제이드팰리스에서는 여자 메이저 대회인 한화클래식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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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이 보유한 제주도의 클럽나인브릿지는 골프매거진 세계 100대 코스에 올라 있다.


신세계와 CJ 골프 애착 높아
골프에 대한 애착이 높은 기업은 범 삼성계인 재계 서열 11위 신세계와 13위인 CJ그룹이다. 신세계는 자유CC에 이어 2015년 프라이빗 골프장 트리니티를 조성했고, 9홀 강원도에 영랑호를 매입했다.

CJ그룹은 2001년 제주도에 클럽나인브릿지를 조성한 데 이어 10여년 뒤 여주에 해슬리 나인브릿지로 이어졌다. 이병철 삼성 창업자의 장손인 이재현 회장은 조부의 골프 열정을 계승한다는 마음으로 골프장에 공들여 클럽나인브릿지를 골프매거진의 세계 100대 코스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2017년부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을 개최하고 있다.

재계 순위 33위에서 40위로 추락한 코오롱그룹은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강원 춘천 라비에벨 등 4곳에 81홀을 보유하고 있다. 이동찬 선대 회장이 대한골프협회(KGA)장을 역임하는 등 한국 골프 발전에 기여했다. 내셔널타이틀인 한국오픈을 매년 후원했을 뿐 아니라 용품브랜드 엘로드와 골프 의류 왁(WAAC), 골든베어(잭니클라우스) 등을 전개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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