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라운드서 이글에 84타 친 신정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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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훈 송원대 사회체육학과 교수는 첫 라운드에서 84타를 치고 이글도 잡았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머리 올리러 가서 이글을 잡고 84타를 쳤습니다. 사람들은 좀처럼 믿으려 하지 않지만 사실입니다. 골프채도 없어서 빌려서 쳤을 정도니까요.”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의 2020년 한국 10대 지도자에 뽑힌 전남 광주의 송원대학교 사회체육학과 신정훈 교수는 대학 때까지 필드하키 선수였다. 어린 시절부터 여러 운동을 두루 잘했는데 다니던 광주의 중학교에서 전국체전을 준비하는 필드하키부를 창설하면서 시작했고 국가대표도 지냈다. 대학시절엔 볼링도 수준급으로 쳤다. 골프라는 스포츠는 2003년에 아는 연습장 헤드프로를 만나 시작했으나 본격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첫 18홀 라운드는 33세에 미국 미들 테네시 주립대학에 교환 연구원으로 가서 처음 했다. 2006년 7월23일이었다. 가진 클럽이 없었기에 클럽 세트를 골프장에서 빌렸는데 타이틀리스트는 브랜드가 익숙해 7번 아이언을 포함한 세트를 꾸려서 나갔다.

파5인 후반 10번 홀에서 티샷은 페어웨이로 잘 보냈다. 도그레그 홀에 190야드 정도인데 아무리 봐도 나무를 넘겨 치면 그린으로 가는 직선이자 지름길일 것 같았다. 다른 이들은 돌아가는 세컨드 샷인데 그는 7번 아이언을 잡고 스윙했더니 나무를 넘겨 핀 방향으로 잘 날아가서 기뻤다. 그런데 그린에 가보니 홀에서 한 뼘 거리에 공이 다소곳이 놓여 있었다. 아무리 첫 라운드지만 이글 퍼트를 오케이 받을 수는 없어서 직접 스트로크 해 공을 홀에 넣었다. 첫 라운드에서 알바트로스를 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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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훈 교수는 올해부터는 연례행사처럼 나가던 골프 라운드를 조금 더 많이 나갈 계획이다.


“저를 잘 알던 사람들 8명이 가서 그렇지 모르는 사람들이었으면 진짜 사기라고 했을 겁니다. 당시 함께 라운드했던 사람들도 믿겨하지 않았으니까요.”

신교수는 처음부터 골프를 잘 할 수 있었던 이유와 원인을 필드하키에서 찾았다. “퍽을 치는 아이스하키와도 달리 필드하키는 공을 칩니다. 축구의 페널티킥처럼 종종 공을 라인에 내려놓고 골대를 향해 샷을 하지요. 그때는 골프 스윙과 완전히 똑같습니다. 저는 대학 때 그 공을 골대 네 귀퉁이 중에 어느 구석으로 보내야 하나를 무수히 치면서 연구했습니다. 그러니 골프 샷의 손맛이나 샷 감을 쉽게 파악했죠. 공이 너무 닫혀 맞을 것 같다면 임팩트 구간에서 의도적으로 미세하게 조정을 하지요. 프로 선수들도 종종 그런 식으로 페이드와 드로우의 궤도를 조절하죠. 골프를 배우고 얼마 안 돼서도 그 정도 조절은 할 수 있었습니다.”

필드하키로 다져진 스윙 감에 퍼트도 문제없었다. 수준급 볼링 실력으로 거리감이나 방향감을 맞추는 건 어렵지 않았다. “볼링에서 스페어를 처리할 때도 공이 어떻게 회전할까를 잘 연구해야 합니다. 퍼트할 때 브레이크를 읽어내는 게 제겐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골프가 너무 쉬웠던 지라 이후로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지내는 동안 골프를 익히기로 결심했다. 연습장에서 골프채를 고르면서 시타를 할 때는 헤드 프로가 ‘어디서 배웠냐?’고 묻기도 했다. ‘이제 시작하는 거’라고 하자 프로는 ‘프로 선수 정도의 헤드 스피드가 나온다’고 놀라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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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 부회장으로 있으며 작년국제 학술대회 사회보는 사진.


골프채를 장만한 뒤 테네시 멀피스보로에 위치한 6달러짜리 퍼블릭 9홀 골프장을 다녔다. 당시만 해도 골프가 목적이 아니었기에 2시간 매일 조깅을 하고 골프를 겸사겸사 했다. 그렇게 2009년 미국 브룩사이드에서 77타를 쳤다. 2010년에는 언더파 스코어를 치는 수준에 올랐다.

미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USGTF코리아 프로 테스트에 응모해 곧바로 합격했다. 뛰어난 실력에 이론의 바탕에 있었다. 그 프로 자격증으로 진해에 있는 해군사관학교에서 골프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진해 해군 교장선생님이 참관수업도 했을 정도였다. 진주의 한국 국제대에서도 강의를 했는데 그때 지금의 USGTF코리아 이철환 명예회장과 만나 인연을 텄다.

하지만 2015년에는 송원대학교에 부임하고부터는 라운드를 나갈 시간을 거의 내지 못했다. 여러 보직을 맡아 처리하고 대학평가를 잘 받기위해 학교일에만 몰두했다. 또한 틈틈이 논문도 내고 연구하고 학생 가르치느라 골프를 위해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골프 비용도 적지않고 시간을 내기 어렵다 보니 거의 연례 행사처럼 일년에 한두 번 나가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래도 나가면 곧잘 이글을 잡았습니다.” 골프 연습을 따로 하지는 않지만 비거리는 줄지 않아 드라이버 샷은 230미터를 보낸다.

신 교수의 전공은 골프 실기가 아니다. 측정, 평가, 통계를 하는 것이다. 체력과 인체 능력을 측정하고 의미 있는 수치를 환산한다. 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다방 면에 관심이 있어서인지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했다. 골프 외에도 배드민턴, 빙상, 스쿼시, 수영 등에 식견이 높아 생활스포츠 지도자 자격증을 땄고, 볼링과 하키는 전문자격증까지 획득했다. 그래서인지 각 운동이 가지는 연계성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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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수는 몸의 협응력을 높이고 하체를 튼튼히 하는 게 골프 스코어를 지키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골프를 잘하는 비결을 묻자 협응력과 기초 체력으로 설명한다. 올해부터는 골프 라운드를 좀더 자주 나갈 생각이다. “6, 4살 딸아이 둘이 있는데 골프를 시키려 합니다. 요즘엔 잔디를 밟는 공간이 거의 없어졌지요. 가족 4명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운동이 아마 골프가 유일할 테니까요. 필드하키는 지금도 인기 종목이 아닙니다. 젊은 시절에 그걸 하면서 어떻게 써먹을까 했던 걱정이 골프와 인생에 도움을 줄지는 몰랐죠.”

신 교수가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제안하는 스코어 줄이는 비결은 스쿼트 운동에 있다. “필드에 나가건 사무실에서건 스쿼트 10개 3세트를 하고 숫자를 점차 늘리면 좋다”면서 “연례행사처럼 필드를 많이 나가지 않던 제가 실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수시로 스쿼트를 하면서 하체 힘을 잘 지켜낸 데 있다”고 말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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