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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만화경] 여자 태권도선수와 남자 탁구선수가 풋살대결을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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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의 남자탁구와 여자태권도 선수들이 풋살 성대결을 펼치는 장면. 이들은 평소 이 체육관을 반으로 나눠 각각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무관중 경기로 재개됐지만, 아직 대부분의 국내스포츠는 ‘코로나 휴지기’를 보내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됐고, 종목별 주요 국내외 대회도 기약이 없는 까닭에 대부분의 실업선수들은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체훈련을 하고 있다.

문제는 선명한 목표가 없다보니 마냥 운동에 몰두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이에 운동효과를 노리는 다양한 훈련이 시도되고 있다. 앞서 진천선수촌에서는 국가대표선수들이 타 종목을 체험하기도 했고, 개별 실업팀들은 각기 이색훈련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잠실에 위치한 서울시청체육관에서는 ‘풋살 성대결’이 펼쳐졌다. 20개 종목, 22개팀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청 운동부 중 같은 체육관을 사용하는 남자탁구(감독 하태철)와 여자태권도(감독 이창건) 선수들이 체력훈련으로 5대5 풋살경기를 치른 것이다.

남자이기 때문에 탁구가 유리할까? 아니면 발펜싱으로 불릴 정도로 발길질 전문가인 여자 태권도 선수들이 나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후반 20분씩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 결과 1-0으로 남자 탁구선수들의 신승. 1점차로 승부가 갈렸을 뿐 경기내용은 막상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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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살 성대결을 마친 후 서울시청 남자탁구의 서정화(왼쪽)와 여자태권도의 이다빈이 포즈를 취했다.


최원진, 서정화, 이승준, 김예능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청은 국내 남자 시군청팀에서 최강의 전력이다. 지난해 11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이스턴 챔피언스컵 2019‘ 대회에서 평양팀(북한) 모스크바팀(러시아) 베이징팀(중국)을 모두 꺾고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태철 감독은 “여자 태권도 선수들은 원래 겨울이면 미니 실내축구로 몸을 풀 정도로 축구공에 익숙하다. 워낙에 발이 빠르고, 킥에 파워가 있어 몇몇은 ‘당장 여자축구선수로 뛸 수준’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우리 선수들이 져서 망신을 당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촌평을 했다.

서울시청 여자 대권도팀은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태권도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이다빈을 비롯, 박유영, 남현정, 문소윤 등이 있다. 국가대표 감독이기도 한 이창건 감독은 “상대가 여자이기 때문에 탁구선수들이 격렬한 몸싸움 등을 피하며 배려한다. 그래서 박빙인 것이지 제대로 하면 그래도 축구는 남자 탁구선수들이 낫다”라고 말했다.

하기야 자기 종목을 잘하면 그만이지 풋살을 이기든 지든 중요하지 않다. 그저 코로나로 인해 훈훈하면서 흥미로운 진풍경이 연출됐다는 의미가 있을 뿐이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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